노후 공공임대·청사 등 정비
상반기 수도권 물량 1370가구
당초 목표 4893가구의 28%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의 한 축으로 내세웠던 노후 공공임대 재정비나 청사 복합개발, 소규모 주택정비 사업 진행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7 공급대책으로 노후청사 개발, 도심지 주택공급 등을 역점사업으로 꼽았는데, 이를 포함한 올해 주택착공이 당초 목표의 30%에도 못 미친 것이다.


이들 사업은 개별 규모가 크지 않고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도심 곳곳에 들어서는 만큼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공급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7일 오후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부동산정책점검 회의를 열고 주택공급 방안을 논의하는데, 이미 계획을 확정한 사업부터 속도를 낼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끌' 주택공급 지지부진…올해 착공물량 30%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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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6월 주택착공 목표치 대비 28%

국토교통부가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수도권 주택 착공실적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노후 공공임대와 노후 청사, 소규모 정비를 통해 착공한 물량은 1370가구로 집계됐다. 국토부는 올해 수도권에 4893가구 착공을 목표로 잡고 있는데 반년간 28% 정도를 채운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비아파트 물량을 포함해 3022가구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착공에 돌입한 물량은 568가구에 그친다. 성동한신(1월·105가구), 관악문화프라자(6월·276가구) 등 상반기에 일부 사업이 첫발을 뗐지만 대다수는 연말께 몰려 있다. 노후 공공임대아파트 가운데 첫 고밀 재건축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노원구 하계 5단지가 오는 10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랑 창업지원센터, 금천시흥·서울목동2 등은 12월로 예정돼 있다.


경기도에선 의왕 우성4차·광명 장미연립 등 일부 소규모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공사를 시작했으나 마찬가지로 공급물량 기준 절반 이상은 올해 연말은 돼야 착공한다. 인천은 올해 예정된 사업이 한 곳으로 올해 3월 착공했다. 월별 착공예정 시기를 보면 12월로 잡아둔 게 전체 공급물량의 38%에 달한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로 늦어지는 경우가 잦은 터라 올해 목표로 잡은 수치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9·7 주택공급 확대방안(9·7 대책)에서 주택공급 실적을 따질 때 착공을 기준으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인허가 등이 혼용돼 쓰였는데 인허가를 받은 후 실제 공사를 시작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공급지표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였다. 당시 연초 목표로 했던 공급물량을 채우기 위해 연말에 인허가가 몰리는 일이 빈번했는데 착공실적을 기준으로 바꾼 후에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빌라촌. 2025.06.27 윤동주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빌라촌. 2025.06.27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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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불황에 더딘 이해관계 조율

소규모 정비사업 등을 통한 신규 주택공급은 대규모 재건축·재개발에 비해 행정절차를 줄일 수 있고 상대적으로 이해관계 조정이 수월해 빠르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모델로 꼽혀 왔다. 그럼에도 예상보다 진척이 더딘 건 전반적인 주택건설 경기가 여전히 나쁜 데다 기존 주민이나 시설 소유주 등과의 이해관계 조율이 만만치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 같은 공공시행사가 일정 부분 재정이나 기금을 활용해 참여하고 있으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으로 실제 공사를 진행하기 위한 사업비 조달 여건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다.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공사비가 치솟은 점도 건설 현장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공공 시행사로 참여하고 있어 공사비를 보수적으로 잡는 경향이 강해 건설사 참여 유인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신규 공급주택을 사실상 아파트로만 제한해 건축규제나 주변 인프라 보완도 같이 챙겨야 해 사업계획을 짜는 데 일정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공임대 첫 재건축인 하계5단지의 경우 기존 입주민 이주방식, 재입주 조건 등을 둘러싸고 이견 조율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인허가 절차를 통합하고 국토부 장관에게 막강한 사업 권한을 주는 노후청사복합개발특별법은 아직 국회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공유지 부지에 오래된 청사를 개비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짓는 시설에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을 위한 주택을 공급하는 구상을 담은 노후청사 특별법은 지난해 10월 밑그림을 내놓은 후 1년 가까이 지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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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건설 관련 민간단체 관계자는 "겉으로는 공급이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주택건설 사업자나 집을 사려는 수요자를 위한 금융을 강하게 틀어쥐고 있으니 공급대책이 제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새로운 대책이나 부지를 고민하기보다는 기존에 막혔던 부분을 풀고 실행력을 높이는 방안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 공급이 부진한 건 소규모 공공정비사업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국토부는 지난해 9·7 대책에서 올해 주택공급 규모를 서울 6만8000가구를 포함해 수도권 전체에서 26만9000가구를 계획했다. 3기신도시 등 공공택지 공급물량을 늘리거나 당초 예정보다 앞당기는 것은 물론 노후·유휴부지 재정비, 민간 주택시장 공급 여건도 개선해 지난 3~4년간의 공급절벽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상반기 착공 기준으로 보면 서울이 1만3121가구, 수도권 전체가 6만5204가구가 공급됐다. 한 해 절반을 넘긴 시점인데 각각 19%, 24%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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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이날 부동산 관련 회의를 주재하는 것도 주택공급을 위한 사업 과정에서 불거진 병목현상을 직접 살펴 채근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9·7 대책을 내놓은 지 1년이 다 돼가는 상황에서도 주택공급 여건이 여전히 나아지지 않은 만큼 문제점을 짚고 필요하다면 국토부와 다른 부처, 지방자치단체, 나아가 국회까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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