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쇼앤텔 의혹에 원문 폭로한 오픈AI
법원 가처분 촉각…장기 공방 가능성도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애플과 오픈AI가 법정 밖에서 서로의 치부를 드러내며 진흙탕 폭로전을 벌이고 있다. 양사가 공식 블로그와 사내 메일, 아이메시지 대화록까지 모자이크 없이 공개하면서 난타전을 벌이자, 실리콘밸리에서도 어느 한쪽을 편들기보다 도덕성과 소송 의도에 냉소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AI세계속으로]애플-오픈AI 진흙탕 소송…난타전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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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오픈AI와 전직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들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이달 4일 법원에 오픈AI와 애플 출신 임직원인 창 리우, 탕 유 탄 최고하드웨어책임자(CHO) 등이 애플 기밀에 접근하거나 이를 사용·공개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애플은 오픈AI의 하드웨어 부문 책임자로 이직한 핵심 인력들이 전 직장 동료들을 면접 보는 과정에서 '아직 시장에 공개되지 않은 아이폰의 핵심 회로기판과 배터리 등 실물 부품을 직접 가져와 보여달라'는 일명 '쇼앤텔'을 요구했다고 주장한다. '쇼앤텔'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퇴사 직전 고의로 수십개의 하드웨어 기밀 도면을 다운로드해 유출했다는 혐의도 더했다.

침묵하던 오픈AI는 최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애플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이메일과 대화록을 공개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오픈AI는 애플의 주장과 관련해 "AI 인재 시장에서의 결점과 제품에 AI를 통합하지 못한 실패를 메우기 위한 시도"라고 지적했다. 또 "기밀을 훔친 게 아니라 퇴사한 엔지니어에게 애플 내부 직원들이 먼저 연락해 '문제를 해결해 달라'면서 파일 위치를 물어봤다"며 "기밀 유출이 있었다면 오픈AI의 해킹이 아닌 애플의 퇴사자 계정 권한·시스템 관리 소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오픈AI는 여기에 애플 법률팀이 소송 전 경고장을 보낼 때 아시아계 직원의 성을 착각해 엉뚱한 사람에게 메일을 보낸 행정 실수까지 폭로해 애플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오픈AI는 법원에 소송 기각을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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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이번 소송의 핵심 배경으로 오픈AI가 전 애플 디자인 총괄 조니 아이브의 AI 하드웨어 스타트업인 'io'를 65억달러에 인수하며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AI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단순한 전 직원의 일탈 문제가 아니라, 애플이 자사의 핵심 밥그릇인 하드웨어 시장을 방어하기 위해 시작한 빅테크 간의 전면전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기술 매체 테크크런치의 자체 팟캐스트 '에쿼티'는 이번 소송에 대해 오픈AI가 하반기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 일정과 하드웨어 시장 진출 계획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 위한 애플의 전략이라고도 해석했다. 또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은 오픈AI가 애플 변호사의 이메일 실수나 메시지 캡처를 대중에 전면 공개한 것을 두고, 본질적인 영업비밀 침해 혐의의 법적 판단으로부터 시선을 돌리려는 철저히 계산된 'PR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애플과 오픈AI의 난타전이 언제 끝날 수 있을지는 재판부의 판단에 달려 있다. 오픈AI는 소송 기각 신청서에서 "애플의 어떤 제품과도 전혀 다른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블룸버그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AI 기기가 화면이 없는 하키 퍽 크기의 도넛 형태 스피커일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보도대로라면 이번 신제품은 오픈AI가 애플의 디자인을 모방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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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법원이 오픈AI의 기각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애플의 소송은 그대로 무력화된다. 반면, 거부할 경우 양사는 본격적인 '증거 개시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이 단계에 진입하면 양사는 법적 명령에 따라 기업 내부 이메일, 제품 도면, 대화록 등을 서로에게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해 파괴적인 내부 기밀 폭로전과 장기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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