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서초서 "같은 권리" 요구
'임금협약 백지화' 협상 근거 약해
법원 가처분 신청서 효력 중지 기각
"재협상 되풀이 관행 시, 노사 진흙탕"

삼성전자의 가전·TV·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 중심의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이 대규모 집회를 이어간다. 지난달 수원사업장 집회에 이어 이달 말에는 서초사옥 앞이다. 동행노조는 임금협약 백지화와 재협상을 요구하지만, 재계에선 이미 장기간 교섭과 조합원 투표를 거쳐 체결된 임금협약을 다시 협상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오는 21일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약 1500명이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동행노조가 수원사업장 인근에서 진행한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70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DX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수준의 보상안 ▲2027년 성과급 지급을 위한 공통 재원의 사전 확보와 규모 공개 ▲2026년 임금교섭 전면 백지화와 실질 교섭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집회에서도 '같은 회사, 같은 권리'와 같은 메시지를 내걸고 부문 간 보상 격차를 줄여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사 합의한 임금협약을 다시 협상할 근거가 약하다는 지적이다. 노사 간 협약은 지난해 12월 임금교섭을 시작한 뒤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와 두 차례 사후조정을 거치는 과정 끝에 지난 5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3.7%의 찬성으로 합의안이 최종 가결됐다.

지난달 16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앞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조합원들이 성과급 격차 등에 반발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6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앞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조합원들이 성과급 격차 등에 반발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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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노조도 교섭 초기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과 공동교섭단을 꾸려 협상에 참여했다. 다만 동행노조는 잠정합의안이 나오기 전인 지난 5월4일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했다.


법원도 지금까지 기존 임금협약의 효력을 멈춰 달라는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DX부문 일부 직원이 제기한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은 교섭 요구안에 중대한 하자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기각됐다. 동행노조가 제기한 잠정 합의안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도 각하됐으며, 정식 임금협약의 효력 정지 신청도 기각됐다.


그 사이 협약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달 DX부문·CSS사업팀 직원 4만9345명에게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했다. 평균 임금 6.2% 인상안도 부문과 관계없이 전사에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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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미 DX부문을 포함해 성과급 기준을 합의했기 때문에 같은 내용을 다시 교섭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집회는 합의를 뒤집기보다 내년 교섭을 염두에 두고 회사를 압박하려는 움직임"이라며 "합의가 체결된 뒤 반발이 나올 때마다 재협상을 되풀이하는 관행이 생기면 노사관계가 진흙탕에 빠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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