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수익성 부담에 '승자의 저주' 우려
일각에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매력에 주목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와의 단독 협상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공개매각 가능성이 커진 데다, 원매자와 매도자 간 가격 눈높이도 크게 엇갈리고 있어서다. 투자은행(IB)·보험업계는 롯데손보의 적정 인수가격을 7000억원 안팎으로 평가하고 있어 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당초 희망한 조단위대 거래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격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매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 중구 롯데손해보험 본사. 롯데손보

서울 중구 롯데손해보험 본사. 롯데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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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보와 신한금융의 단독 협상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사실상 중단됐다.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이 향후 공개매각 과정에서 인수를 다시 검토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금융지주)도 잠재 원매자로 거론된다.

신한금융은 롯데손보 인수전 철수 여부나 희망 인수가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롯데손보 인수 지속 여부에 대한 질의에 "어떤 인수합병(M&A)이든 명확하게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개선되는 범위에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정훈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도 지난달 23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안정적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당연히 지킬 것"이라며 "그 여력 범위 내에서 주당순이익(EPS)이나 ROE가 개선된다는 확신이 있을 때 M&A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 같은 입장을 신한금융이 인수전에서 완전히 철수하겠다는 의미로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신한금융이나 한국금융지주가 최종 인수자로 나서더라도 거래가격은 JKL파트너스가 당초 희망한 약 2조원은 물론 최근 협상 테이블에 올린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IB·보험업계가 평가하는 롯데손보의 적정 인수가격은 7000억원 안팎이다. 원매자들이 롯데손보의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 인수 이후 추가 자본 투입 가능성 등을 고려해 가격을 보수적으로 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인수 경쟁 과정에서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지불한 뒤 재무적 부담이나 경영난을 겪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를 경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롯데손보의 기업가치 하락이 보험사 매물 전반의 가치평가 기준을 낮출 가능성도 우려한다. 2년 전 2조원대로 평가받았던 롯데손보의 기업가치가 단기간에 수천억원대로 낮아질 경우 다른 보험사의 가치평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손보의 최근 수익성도 가격 협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 1분기 198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 113억원 순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포인트, 장기보험 손해율은 4.8%포인트 상승해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의미다.


재무 건전성 지표는 개선됐다. 롯데손보의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은 지난해 1분기 말 119.9%에서 올해 1분기 말 164.4%로 44.5%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인수 이후 안정적인 건전성 수준을 유지하려면 추가 자본을 투입해야 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점이 원매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롯데손보 매각 ‘안갯속’…1조원대 거래도 쉽지 않을 듯 원본보기 아이콘

업계는 JKL파트너스 측이 일정 수준의 가격 인하를 감수하고 공개매각을 추진할지 주목하고 있다. KDB생명과 예별손보 등 다른 보험사의 매각 절차도 속도를 내면서 원매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어서다.


특히 이날 KDB생명의 본입찰이 예정된 가운데 JKL파트너스와 롯데손보로서는 경쟁 매물이 늘어나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금융지주가 다른 보험사 인수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한국금융지주가 다른 매물로 눈을 돌리면 롯데손보는 주요 잠재 원매자 중 한 곳을 잃어 가격 협상력이 더욱 약해질 수 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펀더멘털을 평가하는 핵심 요소인 전속 설계사(FP)의 영업력과 순이익, 손해율 측면에서 롯데손보는 업계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금융이 1조원 미만의 가격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재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추가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는 부담이 롯데손보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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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롯데손보의 사업 포트폴리오 자체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보험사는 생명보험사보다 상품 판매와 영업 확대의 여지가 크기 때문에 롯데손보는 여전히 매력적인 매물"이라며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비은행 사업을 다각화하고 롯데손보의 기존 고객 기반을 활용해 손해보험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는 만큼 인수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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