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과감히 발탁하던 민주당 모습 사라져
새로운 세대 등판해야 정치 역동성 살아나
집권 여당 새 지도부를 뽑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1960년대생의 경연장'이 됐다. 대표 경선에 나선 김민석, 정청래, 송영길 후보는 모두 1960년대생이다. 세 사람의 또 다른 공통점은 30대에 국회의원이 됐다는 점이다.
김 후보는 31세였던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송 후보는 37세였던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정 후보는 39세였던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각각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당시 한국 정치는 새로운 세대에게 과감히 문을 열었다. 파격적인 공천은 유권자 선택으로 이어졌고, 젊은 정치인들은 실력으로 자신의 자리를 증명했다. 젊은 정치인을 과감히 발탁한 사례는 이들만이 아니었다.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인 한병도 의원 역시 36세에 초선 국회의원으로 입성했다.
젊은 세대가 기성 정치의 병풍으로만 활용된 것도 아니었다. 개혁의 상징으로 내세우고 힘을 실었다. 정치인 김민석이 37세의 나이에 집권 여당 서울시장 후보로 뽑힌 것도 그 때문이다. 새롭게 정치권에 들어온 청년 정치인들은 동년배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왔다. 청년들은 자신들의 세대도 언젠가는 정치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기대를 품었다.
당시의 실험은 성공했다. 청년 정치인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한국 정치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1960년대생들이 정치의 주류로 편입된 지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들은 지금도 정치의 주류다. 그들의 뒤를 이을 세대는 좀처럼 정치의 중심으로 올라서지 못했다. 1970년대생도, 1980년대생도, 1990년대생도 여전히 정치의 변방에서 겉돌고 있다. 1960년대생 중심의 정치 질서는 어느새 세대교체를 가로막는 벽이 됐다. 한국 정치의 역동성은 시들해졌다.
민주당 8·17 전당대회 본선 대진표는 이러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대표 후보 3명과 최고위원 후보 8명 모두 1960년대생이다. 11명의 후보 중 막내는 1969년생인 한민수 후보로 올해 57세다. 20~40대는커녕 50대 초반 후보도 없다.
8·17 전당대회에 도전장을 내민 젊은 세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당 대표 경선에는 1979년생 고민정 후보와 1989년생 김보미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최고위원 선거에는 1989년생 김형남 후보와 2001년생 정민철 최고위원 후보가 있었다. 20~40대였던 그들은 모두 예비경선에서 탈락했다. 현역 중심의 정치 구조와 줄 세우기 계파 정치의 폐해가 맞물린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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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7 전당대회는 청년 세대를 과감히 발탁했던 과거 민주당 모습을 발견하기 어렵다. 혼탁·과열이 우려될 만큼 경쟁은 치열하지만,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변화의 역동성은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선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의 역동성은 같은 세대 안의 권력 이동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가 정치의 중심으로 올라설 때 비로소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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