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보호 올인…감독행정 전면에
'실세 원장' 존재감…금소처 분리 막고 권한 확대
거침없는 발언은 논란…"소탈하다" vs "시민단체 화법"
취임 2년 최대 과제는 레버리지 ETF 수습·시장 신뢰 회복

'소비자 보호 올인과 조직 안정은 성과, 주식시장 신뢰 회복은 과제'.


이달 취임 1년을 맞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향한 금융당국 안팎의 평가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감독행정의 중심에 세우고 조직을 안정시키며 금감원의 존재감을 키웠다는 점은 주요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논란으로 주식 시장 불안과 금융당국 책임론이 커지면서, 사태 수습과 시장 신뢰 회복이 취임 2년차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이찬진號 금감원 1년…소비자보호·조직안정 성과에도 '레버리지 ETF'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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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보호 전면에…조직 안정·권한 확대는 성과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는 14일 취임 1년을 맞는다. 법조인이자 시민단체 출신으로 금융 비전문가라는 우려 속에 취임했지만, 조직과 현안을 빠르게 파악하며 감독당국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원장이 취임 이후 가장 일관되게 내세운 기조는 금융소비자 보호다. 지난해 말 원장 직속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을 신설했고 감독의 무게중심을 사후 피해 구제에서 사전 예방으로 옮겼다. 금융상품 설계·제조 단계부터 소비자 보호를 내재화하겠다는 취지다. '소비자 위험 대응 협의체'와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소비자 보호를 특정 부서의 업무가 아닌, 금감원 전체의 핵심 책무로 끌어올렸다는 점은 취임 첫해의 대표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시민단체 출신으로 금융권을 상대로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감독 기조는 비교적 유연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제재 과정에서 금감원은 은행권에 1조4000억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를 의결하면서도, 자율배상 노력을 고려해 금융위에 경감 의견을 전달했다. 금감원에 과징금 감경 권한은 없지만, 은행들의 자율배상 노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 원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일각에서는 '과잉 제재 후 감경'이라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소비자 보호 원칙을 지키면서도 경직된 감독 기조와 거리를 둔 실용적 판단이라는 시각도 있다.


내부적으로는 조직 안정과 권한 확대가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이 원장은 지난해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 과정에서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처 조직 분리를 막아냈고, 취임 이후에는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관의 인지수사권을 확보하는 등 금감원의 역할을 넓혔다. 금융권에서는 대통령과 사법시험 동기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금감원의 입장을 적극 관철시키며 '실세 원장'의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부서별 간담회와 타운홀 미팅 등 내부 소통에 힘쓰는 점에도 임직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레버리지 ETF 사태 수습은 최대 현안…시민단체식 화법도 논란


반면 생각을 돌려 말하지 않는 특유의 거침없는 발언으로 이 원장은 취임 이후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금감원 지방 이전 가능성에는 "공사판 현장 감독이 현장을 떠나는 건 우스운 얘기", 레버리지 ETF를 두고는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이를 두고 "인간적이고 소탈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아직도 시민단체 활동가의 화법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특히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지난 6월 발언은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도마에 올랐다. 투자자들에게 상품의 위험성을 강하게 경고하기 위해 이 원장이 사전에 직접 준비한 작심발언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감독당국 수장이 책임을 다른 기관에 돌리는 '유체이탈식 화법'으로 비춰진다는 비판으로 되돌아 왔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정책은 도입 전까지는 치열하게 토론할 수 있지만 일단 결정된 이후에는 공식적으로 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는 것이 공직사회의 원칙"이라며 "이 원장의 발언이 시장 혼란과 기관 간 갈등을 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서는 취임 2년차를 맞는 이 원장의 최대 현안으로 레버리지 ETF 사태 수습과 시장 안정을 꼽는다. 지난 6월 이후 레버리지 ETF가 증시 급락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졸속 추진 논란이 불거졌고, 금융당국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해당 상품이 청와대 지시 아래 금융위, 금감원이 함께 논의해 출시된 만큼 이 원장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레버리지 ETF로 인한 증시 급락으로 투자자 손실이 커진 점은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워 온 이 원장에게는 특히 뼈아픈 대목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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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 원장이 취임 첫 1년동안 소비자 보호를 전면에 내세우며 조직 안정과 금감원 위상 강화에 힘썼다면, 2년차에는 레버리지 ETF 논란을 수습해 시장 안정을 이끌고 감독당국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에 향후 평가가 달렸다"며 "소비자 보호 체계를 금융권에 안착시키고 금융위와의 정책 공조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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