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전후 평검사 합류 필수적
기존 검찰청과 직급구조 미스매치
임용설명회 궁금증 해소 안돼
“죄다 협의중”…정보 부족 지적
‘스펙쌓기용’ 정거장 우려도

“검사복 벗고 갔다가 인사병목 갇힐라”…검사들 중수청行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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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2일 출범을 앞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인력 확보라는 첫 관문부터 삐걱대고 있다. 중수청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중요수사 경험이 풍부한 '10년 차 전후' 평검사들의 합류가 필수적이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직급 강등과 수사관 신분 전환이라는 꼬리표 탓에 중수청행에 미온적인 분위기다. 대규모 이동은 없겠지만, 경력검사나 퇴직을 앞둔 검찰 간부 등이 이른바 '중수청 퍼스트 펭귄(선구자)' 타이틀을 선점하기 위해 스펙 쌓기용으로 지원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정부도 유인책을 내놨다. 검사들은 내년 4월30일까지 본인이 희망할 경우 별도 시험 없이 중수청 수사관으로 임용될 수 있다. 이 기간 한시적 특례 규정에 따라 검사 시절의 보수도 그대로 보장받는다. 지검장급은 1급, 차·부장검사는 2급, 10년 이상 경력 검사는 3급, 10년 미만 평검사는 4급 상당의 수사관으로 임용된다. 직급을 막론하고 결국 '사법경찰관'으로 신분은 바뀐다.

'빈손' 설명회에 "취업사기냐" 불만


일선에서는 중수청에 대한 정보 부족과 소통 부재를 지적한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전날부터 부산, 창원, 광주 등지에서 비공개 임용설명회를 열었지만 공지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일선 검사들의 참석률이 저조했다고 한다. 3년차 평검사는 "안내문만 4일에 받았지 구체적인 일정이나 장소는 공지를 못받았다"면서 "정보교류가 안돼 부(部)별로 대표 한 명씩은 보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있다"고 했다.

전날 열린 중수청 개청준비단의 설명회에서는 인사와 처우를 묻는 구체적인 질문들이 쏟아졌지만 '협의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장기근무자의 지역 순환 기준이나 마약·디지털포렌식 등 특수업무 수사관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준비단 측은 "확정된 바 없다"고 했다. 호봉 승급이나 경찰 출신과의 승진 경쟁 불이익 우려, 중대범죄수당 지급 규모 등 예민한 질문에 대해서도 "정원 검토가 필요하다", "취임 후 결정될 사안"이라며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했다. 설명회에 다녀온 한 검사는 "죄다 '협의 중'이라고만 하니, 이쯤 되면 취업 사기가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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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직 불투명·정체성 혼란…"스펙 쌓기 정거장" 우려


검사들이 관망세를 넘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면에는 여러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기존 검찰청과의 직급 구조의 미스매치가 크다. 예컨대 검사 10년차 이상은 3급 대우를 받지만, 중수청의 3급(국장급) 자리는 전국을 다 합쳐도 22명(본청 제외)에 불과해 극심한 인사 병목이 예상된다. 11년차 검사는 "10년차 미만은 4급으로 시작해 법조 경력을 채워도 3급 승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하더라. 이렇게 되면 갈 유인이 없다"고 했다. 한 검사장은 "검찰에서 수사를 가장 잘 하는 10년차 전후 검사들이 3~4급 대우의 국장급으로 가면 실무 수사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사의 질이 급격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한 부장검사는 "검사(Prosecutor)의 어원 자체가 공소를 제기한다는 뜻이고, 기소를 통해 유죄를 받아내는 것이 검사의 핵심 정체성"이라며 "수사만 해놓고 재판 결과는 모른 채 손을 떼야 한다면 경찰과 다를 바가 없어지기 때문에 선뜻 이동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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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안팎에선 중수청이 사명감 있는 장기근속 인력을 품기보다는, 로펌 이직을 앞둔 이들의 '경력 세탁소'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호사 개업 전 1~2년 정도 '중수청 수사 이력'이라는 스펙만 쌓고 떠나려는 검사들의 정거장이 될 것이란 시각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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