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의 부동산 과세 정상화를 두고 학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공정과세를 내세웠지만 정책 목표가 불분명한 데다, 임대주택 공급 감소와 거주 이전의 자유 제약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강남권의 부동산에 게재된 2026년 세제 개편안 핵심 요약 안내문. 2026.8.5 연합뉴스

서울 강남권의 부동산에 게재된 2026년 세제 개편안 핵심 요약 안내문. 2026.8.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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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정학회는 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6년 세제개편안 평가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을 점검했다. 참석자들은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등이 과연 공정과세 실현에 부합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심혜정 전 국회예산정책처 조세분석심의관은 "정부가 공평과세를 강조하지만 어느 수준의 보유세가 공정한지에 대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정책 목적이 소득·부의 재분배인지, 집값 안정까지 포함하는 것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우철 한국재정학회장(서울시립대 교수)도 "공정과세를 위한 개혁이라고 하지만 많은 국민이 당황할 정도로 특정 방향에 치우친 판단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 확대 없이 수요 억제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성명재 홍익대 교수는 "주택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은 공급 부족인데 세제는 수요 억제에 집중돼 있다"며 "결국 공급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대주택 공급 위축 우려" "재분배인지 집값안정인지 불분명"…학계 쓴소리 원본보기 아이콘

성 교수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와 실거주 우대 강화가 임대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자가 보유·거주 비율이 55% 수준이라는 것은 나머지 45%가 타인이 소유한 주택에 거주한다는 의미"라며 "모든 주택을 실거주 중심으로만 유도하면 임대주택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지 않더라도 장기간 전월세 주택을 공급하도록 유도하는 기능이 있었다"며 "보유 공제를 없애고 실거주만 우대하면 자가 거주자는 보호할 수 있겠지만 임대주택 공급 감소에 따른 부담은 세입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노동시장 측면의 부작용도 언급했다. 그는 "경제 효율성을 높이려면 노동자의 지역 간 이동이 활발해야 하는데 세제상 불이익 때문에 거주 이전이 제한되면 노동시장 효율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다운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는 공정과세라고 설명하지만 무엇이 공정한 것인지 개념이 분명하지 않다"며 "다주택자를 모두 투기 세력으로 전제한 채 제도를 설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주택자 가운데는 임대사업 목적의 보유도 적지 않은 만큼 정책 효과를 보다 세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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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에서는 상속·증여세 회피를 위한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 대책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거나 특정 기업 활동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는 이유만으로 조세회피 의도를 추정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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