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교부금은 1972년부터 시행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근거로 배정된다. 이 법은 교육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교육기관 및 교육행정기관을 설치·경영하는 데 필요한 재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가가 교부하도록 한다. 해당 연도 내국세 총액의 20.79%가 교부금으로 할당된다.
학생 수가 감소하는데도 교육교부금은 증가한 결과, 학령인구 기준 학생 1명당 교육교부금은 2017년에서 2025년 사이에 76% 늘었다. 필요에 따라 편성되는 대신 자동으로 늘어나면서 크게 증가한 교육 예산은 긴요하지 않은 곳에 쓰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학교 건물 리모델링과 체육시설 신축, 스마트기기 일괄 구매·지급 등이 알려졌다. 감사원이 2023년 5월 발표한 '지출 구조조정 추진 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2년 3년간 교육교부금 중 42조6000억원이 과다 교부된 것으로 분석됐다.
합리적인 대안은 이미 나왔다. 예산 당국은 교육교부금을 내국세 중 정해진 비율로 배정하는 대신 학령인구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연동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교육계는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지난달 8일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교육교부금의 기반을 흔드는 것은 학교는 물론 학생의 배움과 교사의 교육활동을 흔드는 일"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지난달 29일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교육감들은 교육재정 축소는 교육의 질 저하와 지역 간 교육격차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았다.
당위론보다 구체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조벽 고려대 석좌교수가 최근 쓴 칼럼을 살펴봤다. 조 교수는 인공지능(AI) 시대에는 교사가 더 많이 필요해진다고 주장했다. "학교는 AI가 쉽게 흉내 내지 못하는 인간 고유의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교사가 학생과 더 오래 대화하고 더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I 활용을 포함한 사고력과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을 추가하면서 지식을 전하는 기존 수업은 줄일 수 있다. 교과과정을 이렇게 개편하면 전체 수업 시간은 줄어들 수도 있다.
교육 재정을 내실 있게 확대하면서 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다른 예산도 키울 수 있다. AI 시대 일자리를 둘러싼 구조적 변화에 대한 대비, 경제활동인구가 이에 적응하도록 하기 위한 평생교육, 양극화 심화 속 취약 계층 지원, 인구 노령화에 따른 보건복지 정책 확대 등이다. 교육교부금은 교육 중시와 교육 경시 사이에서 하나를 택하는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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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 경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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