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행안·법무부 등 업무보고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 수사 공백·피해자 보호 대책 점검
"기존 합수본 어떻게 처리할지 미리 점검해 보고해달라"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의 직접·보완수사권을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수사 공백을 막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법무부에 긴밀한 협력을 주문했다.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 중심으로 수사 체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국민의 불안을 줄이고 피해자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두 부처가 함께 후속 대책을 마련하라며 거듭 당부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문체부·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5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문체부·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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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5일 행정안전부·법무부 등 업무보고에서 윤호중 행안부 장관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향해 "두 분 원래 친하시잖아요"라고 말한 뒤 "협의를 잘하십시오. 실무 단위에서도 가능한 모든 경우에 최대한 대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존 형사사법 체계가 바뀌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빈틈은 정부가 선제적으로 찾아 보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이 대통령의 이런 주문은 정 장관의 거취 논란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형사소송법 개정 후속 조치를 정 장관에게 맡기겠다는 뜻을 밝힌 발언으로도 해석돼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 이어 이날 업무보고에서도 경찰의 권한 확대에 따른 국민의 우려를 재차 짚었다. 이 대통령은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경찰이 사실상 사건의 종결 권한까지 갖게 되는 만큼 수사 역량과 공정성, 내부 통제 장치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의 걱정은 독자적으로 완벽하게 수사를 수행할 만큼 역량이 충분하냐, 믿을 만하냐, 문제가 생겼을 때 자율적으로 시정하거나 교정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보완수사를 한다고 해서 100%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그나마 있던 장치가 사라지니 걱정이 커지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하는 현실적이고 나름 타당성 있는 걱정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문제"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이 불송치 사건의 기록을 형식적으로만 들여다보지 않도록 별도의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는 방안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불송치 송부 사건을 잘 보는 것도 검찰의 피해자 보호를 위한 중요한 활동"이라며 "필요하면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제대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라 기존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도 주요 논의 대상에 올랐다. 현재 마약과 보이스피싱, 금융·증권 범죄 등은 검찰과 경찰, 금융당국 등 관계기관이 합수본을 구성해 공동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의 직접수사권이 폐지되면 공소청 검사가 합수본 안에서 수사에 직접 참여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기존 운영 방식을 새 형사사법 체계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이에 "합수본을 어떻게 처리할지 미리 점검해 보고해달라"고 각 부처에 주문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왼쪽)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행안부·법무부·검찰청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발언에 웃고 있다. 2026.8.5 연합뉴스

윤호중 행안부 장관(왼쪽)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행안부·법무부·검찰청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발언에 웃고 있다. 2026.8.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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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안부와 법무부는 형사소송법 개정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관계기관의 범죄 대응 역량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합수본의 설치·운영 근거와 기관별 역할,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자문·협력 절차 등을 법령과 수사준칙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후속 논의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수십 년 동안 유지된 형사사법 체계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만큼 일정한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는 점도 짚었다. 다만 예상되는 문제를 사전에 충분히 찾아내 대비하면 제도 전환에 따른 국민 불편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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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수십 년 동안 해왔던 제도를 통째로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말끔하게 제거하고 새 시스템으로 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마찰이 있고 적응하고 맞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길 수 있는 모든 문제를 최대한 끌어내고 대비 방안을 최선을 다해 강구해야 한다"며 "제도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고칠 수 있으면 또 다른 보완 방법을 찾으면 된다"고 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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