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1만700원
소공연, 고시 취소 소송 제기
9년 전엔 각하…이번엔 달라질까
'경영난 심화' 쟁점으로 강조

소상공업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고시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에 나서면서 9년 전과 다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내수 부진과 고물가 장기화로 소상공인의 경영난이 당시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됐다는 점을 이번 소송의 핵심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는 전날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을 찾아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고시 취소를 요구하는 내용의 소장을 제출했다. 원고단은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함께 신청하며 최저임금 결정구조에 대한 전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송치영 회장은 소장 접수 뒤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소상공인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업계가 최저임금 고시 취소소송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9년 전인 2017년, 소공연은 2018년도 최저임금이 역대 최고 수준인 16.4% 인상되자 1988년 최저임금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고시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듬해 이를 각하했다.


업계는 장기화한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등으로 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이 9년 전보다 훨씬 악화된 만큼 법원의 판단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영업자 총대출잔액은 1092조 9000억원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취약 차주 연체율도 4년 만에 12.14%로 약 3배 뛰었다.

소공연의 법률 대리를 맡은 황성현 변호사는 "각종 통계와 지표가 소상공인의 경영 상황이 9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사실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최저임금 결정 구조는 지금껏 달라진 것이 없다. 법은 상식과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소상공업계가 이번 소송에서 제기하는 핵심 쟁점"이라고 말했다.

5일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2027년도 최저임금 고시를 요구하는 내용의 발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소공연

5일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2027년도 최저임금 고시를 요구하는 내용의 발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소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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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소송이 각하된 이후 헌법재판소가 보충 의견을 통해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의 소상공인 대표성 강화 필요성을 언급한 점도 이번 소송에서 업계가 기대를 거는 부분이다.


헌재는 2019년 소공연이 제기한 최저임금법 헌법소원에 사건에서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국내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최임위에서 의미 있는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다'며 대표성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소공연은 이후에도 최저임금위원회 구성에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이번 소송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이번에도 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소상공인의 경영난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인과관계를 법적으로 입증하기 쉽지 않은 데다, 올해 최임위의 결정 과정에 중대한 위법이 있었다고도 보기 어려워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이 승소 가능성보다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사회적으로 환기하기 위한 상징적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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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법률 전문가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소상공인의 경영난을 얼마나 심화시키는지,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이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법리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라며 "수십 차례 전원회의를 거쳐 최저임금위원회가 심의와 표결을 진행한 만큼 절차적 하자를 인정받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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