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웨어러블 유기적 연결 중요
심리적 부담은 낮추고 효용은 높여야

편집자주한국, 미국, 중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스마트폰의 한계를 넘어설 '차세대 폼팩터 표준화 전쟁'을 시작했다. 이 전쟁은 4대 3 화면비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폴더블폰'과 스마트폰에서의 인공지능(AI) 경험을 안경으로 옮긴 'AI 글라스'라는 두 개의 축으로 진행 중이다. 하드웨어 제조 역량과 경량화 기술을 앞세운 한국, 강력한 AI 생태계와 기술적 우위를 자랑하는 미국, 그리고 과감한 부품 다이어트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내수 시장부터 장악하고 있는 중국까지. 한·미·중 대표 기업들의 총성 없는 전쟁을 들여다본다.

스마트폰이 주도하던 '1인 1스크린' 시대가 저물고 있다. 손안의 화면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일상 속에서 인공지능(AI) 비서의 도움을 받는 '멀티 디바이스' 환경이 차세대 트렌드로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빅테크의 새 폼팩터 표준화 경쟁이 본격화했다. 매끄러운 기기 간 연동·생태계와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이 이번 기술 전쟁의 승부처로 떠올랐다.


[새 폼팩터 표준화 경쟁]③대중화 핵심은 기기 간 연동·합리적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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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글라스 시장 경쟁 심화…독자 플랫폼 생태계 확보해야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가을 구글과 협업한 AI 글라스 '인텔리전트 아이웨어(가칭)'를 출시하고, 갤럭시 생태계를 통한 AI 경험을 화면 너머의 영역까지 확장한다. 메타가 선점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활발한 신규 진입과 경쟁 심화로 소비자 선택이 향후 주도권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디자인과 가벼운 무게는 기본이고, 기기 간 연결성이 새로운 표준화 전쟁에서의 생존 조건으로 꼽힌다. 스마트폰과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아야 소비자가 기술의 편리함을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동 과정에서 버벅거리거나 연결이 끊긴다면 고사양 하드웨어여도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메타는 전 세계 30억명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생태계를 AI 글라스와 유기적으로 연동하며 강력한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일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경험을 제공하며 초기 시장을 장악했다. 애플은 iOS 모바일 생태계가 가진 독보적인 충성도를 새 폼팩터로 고스란히 옮긴 '폐쇄형 록인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출시 시점을 미루면서까지 아이폰 및 애플 인텔리전스와의 완벽한 수직 계열화 연동을 목표로 삼았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자체 제조 역량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개방형 생태계' 전략을 취했다.

업계에서는 독자적인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해야 표준화 전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구글에만 의존하기보다 소프트웨어는 공유하되, 일상을 연결하는 서비스 경험에서 삼성만의 독자적인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갤럭시 워치·링 등 자사 웨어러블 제품을 묶는 '하드웨어 록인' 전략과 전 세계 가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스마트싱스' 등 플랫폼과 연동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한상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AI 글라스 시장은 공급망 인프라와 기술 개방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제조·의료·물류·교육 등 산업 현장을 중심으로 AI 글라스 활용 실증과 서비스 확산을 추진해 초기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구글의 인텔리전트 아이웨어. 젠틀몬스터(왼쪽)와 워비파커 새 디자인. 삼성전자

삼성전자-구글의 인텔리전트 아이웨어. 젠틀몬스터(왼쪽)와 워비파커 새 디자인.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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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보완재' 걸맞은 가격 책정 필요

가격은 대중화의 최종 관문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 Z8 시리즈'의 경우 국내외에서 호평받았지만 가격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칩플레이션에 비해 가격 인상 폭이 크지 않았지만, 폴더블폰 자체가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서다.


스마트폰 가격이 이미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만연한 상황에서 새로운 기기를 추가로 구매하는 것에 소비자들은 심리적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현재 쏟아지는 웨어러블 기기들은 스마트폰을 완전히 대체하는 '대체재'라기보다 스마트폰의 기능을 보조·확장해주는 '보완재(서브 디바이스)' 성격이 짙다. 보조 기기에 너무 높은 가격이 책정되면 일부 얼리어답터들의 전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013년 등장한 구글 글라스는 당시 1500달러의 높은 가격과 애플리케이션(앱) 부족 등으로 빠르게 철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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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AI 글라스 이용자들의 느끼는 취약점을 리뷰 등에서 모델링한 결과 기술 오용과 사회적 인식, 기능 개선 등에 더해 가격 부담이 도출됐다. 유지우 ETRI 산업분석연구실 석사후연수연구원은 "제품 평가의 주된 관점이 사회적 측면에서 기능적 가치로 전환되면서 실사용 경험에 기반한 지불 가격 대비 효용 평가가 본격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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