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고시 취소 소장 제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도
노동부 "행정상 절차적 흠결 없어"
고용노동부가 소상공인들의 내년도 최저임금 재심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자 소상공업계가 9년 만에 최저임금 고시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에 나섰다. 장기 불황으로 경영난이 이미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까지 커지면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5일 소상공인연합회는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고시의 취소를 요구하는 소장을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다.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동시에 신청했다.
송치영 소공연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위원회의 획일적 인상안에 대해 적법한 이의제기를 진행했지만, 노동부는 현장의 절규를 외면한 채 기계적으로 이를 기각했다"며 "올해 상반기 자영업 폐업 건수가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정부의 무책임한 행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그러면서 "업종별 구분 적용을 배제한 채 획일적인 최저임금 인상을 강행하는 현재의 결정 구조는 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주휴수당 폐지·최저임금 격년 결정 및 업종별 구분 적용 법제화·일자리안정자금 부활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소송을 맡은 황성현 법률사무소 로마 변호사는 소송의 핵심 쟁점으로 노동부의 재심의 요청 거부와 업종별 구분 적용 배제, 최저임금위원회 구성의 대표성 문제를 꼽았다. 황 변호사는 "자영업자 대출과 연체율, 폐업률 등 각종 경제지표가 소상공인의 지급 능력 한계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고용노동부가 이의제기를 기계적으로 기각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며 "이는 최저임금법의 본래 목적인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행 최저임금법이 사업 종류별 구분 적용을 허용하고 있음에도 이를 검토하지 않은 채 모든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한 것이 평등원칙에 어긋난다는 점도 지적했다. 숙박·음식점업의 최저임금 미만율이 정보통신업보다 크게 높고 생산성 격차도 상당한 만큼 업종별 경영 여건을 반영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저임금위원회의 의사결정 구조도 문제 삼았다. 2019년 헌법재판소도 보충 의견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참여 확대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지만, 여전히 영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충분한 대표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적절한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상공업계가 최저임금 고시 취소소송을 제기한 건 2017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소공연은 2018년도 최저임금이 역대 최고 수준인 16.4% 인상되자 1988년 최저임금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고시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노동부는 이날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을 시간급 1만700원으로 결정·고시했다. 이는 올해 적용 최저임금 시간급 1만320원보다 380원(3.7%) 인상된 금액이다.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223만6300원으로, 올해보다 7만9420원 오르는 수준이다. 최저임금은 사업의 종류별 구분 없이 전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도급제 근로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는다.
노동부는 지난달 16일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안을 고시한 이후 지난달 27일까지 이의제기 기간을 운영했다. 이 기간에 민주노총과 소상공인연합회가 이의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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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최저임금은 표결을 거쳐 사용자 안으로 최종 결정된 바 있다"면서 "노사공이 함께 논의하고 소상공인 추천 사용자 위원들까지 표결에 직접 참여한 사안인 만큼 행정상의 절차적 흠결은 없다"고 말했다.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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