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가슴이 갑자기 커졌다" 여자 사이클서 제기된 '브라 패드' 의혹
브라 패드로 공기 흐름 조절 의혹
출발 직전 복장 검사까지 진행
1일(현지시간)부터 9일까지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진행되는 2026 투르 드 프랑스 팜므에서 UAE팀의 선수가 스테이지 2를 마친 후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여자 도로 사이클의 대표적인 무대인 '투르 드 프랑스 팜므'에서 일부 선수들이 경기복 안에 패드를 넣어 공기저항을 줄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른바 '가슴 페어링' 논란이다. 현재까지 특정 선수나 팀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거나 관련 징계를 받았다는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여러 팀이 의혹을 제기하면서 국제사이클연맹(UCI)이 복장 검사를 강화한 단계다.
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사이클 전문매체 빌러플리츠와 사이클링 뉴스 등 외신은 복수의 여자 월드투어 팀이 2026 투르 드 프랑스 팜므 개막 직후 일부 선수의 가슴 부위가 일반 도로 경기 때보다 개인 타임 트라이얼에서 유독 크게 보인다며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선수들이 스포츠브라 안에 추가 패드나 소재를 넣어 가슴 형태를 인위적으로 바꾸고, 이를 통해 공기역학적 이점을 얻으려 했다는 주장이다. 다만 해당 보도에서는 의혹받는 선수나 소속팀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패드 사용을 입증하는 사진이나 검사 결과도 제시되지 않았다.
특정 선수 적발은 아직 없어…연구 결과도 "형태 따라 공기저항 증가"
2026 투르 드 프랑스 팜므는 8월 1일부터 9일까지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9개 구간으로 진행된다. 논란의 중심이 된 개인 타임 트라이얼은 이날 프랑스 주브레샹베르탱에서 디종까지 이어지는 21㎞ 구간에서 열렸다. 개인 타임 트라이얼에서는 선수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한 명씩 출발한다. 일반 도로 경기처럼 앞선 선수의 뒤를 따라가며 공기저항을 줄이는 드래프팅을 활용할 수 없어 자세와 헬멧, 경기복, 자전거 등 공기역학적 요소가 기록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슴 부위의 부피를 키우는 체스트 페어링도 이런 공기 흐름을 바꾸는 장치 가운데 하나다. 가슴 앞쪽에 둥근 형태의 물체를 넣으면 공기가 복부와 골반, 허벅지 쪽으로 직접 부딪히는 것을 줄이고 몸 바깥쪽으로 흐르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스코틀랜드 헤리엇와트대학교와 핀란드 LUT대학교의 공기역학 전문가 버트 블로켄 교수 연구진은 2024년 체스트 페어링의 효과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체스트 페어링이 없는 상태와 일곱 가지 형태의 장치를 적용한 상태를 전산유체역학 시뮬레이션과 풍동 실험을 통해 비교했다. 가장 효과가 컸던 장치는 전체 공기저항을 최대 3.6% 줄였으며, 연구진은 1㎞당 최소 0.78초의 기록 단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추산했다.
2026 투르 드 프랑스 팜므는 8월 1일부터 9일까지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9개 구간으로 진행된다. 논란의 중심이 된 개인 타임 트라이얼은 이날 프랑스 주브레샹베르탱에서 디종까지 이어지는 21㎞ 구간에서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관련 논란이 커지자 UCI 경기 심판진은 4구간 개인 타임 트라이얼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복장 관련 특별 공지를 내렸다. 공지에는 선수들이 자신의 출발 시각 10분 전까지 자전거와 복장에 대한 최종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의류와 헬멧, 안경, 신발, 경기 중 통신장비 등 선수의 신체 형태를 바꿀 수 있는 물품을 금지한 UCI 규정 1.3.032를 철저하게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규정을 위반한 불필요한 의류나 장비가 발견될 경우 실격과 함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일부 팀은 여성 심판이 가림막이 설치된 별도 공간에서 선수의 경기복 내부를 검사하는 방안까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스포츠브라는 제품마다 패드의 두께와 형태, 지지력과 압박 정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이에 선수의 체형과 신체적 필요에 따라 착용하는 속옷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스포츠브라의 패드와 공기역학적 목적으로 추가한 보형물을 검사 과정에서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아울러 신체검사가 지나치게 침습적으로 진행될 경우 여성 선수들의 사생활과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선수의 자연스러운 신체 차이와 속옷 선택까지 경기 규정으로 일률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가슴 페어링'부터 '페니스 게이트'까지…기록 단축 노린 몸 부풀리기 논란
사이클계에서 신체 형태를 바꿔 공기 흐름을 조절하려는 시도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5년 르완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일부 벨기에 선수들이 일반적으로 등에 부착하던 무전기 주머니를 가슴 쪽에 배치했다. 경기복 앞쪽에 물통을 넣고 달리는 선수들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당시 별도의 제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논쟁은 지난 2월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키점프에서도 불거졌다. 당시 독일 대중지 빌트는 일부 남자 스키점프 선수가 수트 측정 때 더 큰 경기복을 배정받기 위해 성기에 히알루론산을 주입하거나 콘돔 형태의 보조물을 착용한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스키점프 수트는 비행 중 날개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수트의 표면적이 넓어질수록 더 많은 양력을 만들어 체공시간과 비행거리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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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의 신체를 측정할 때 사타구니의 기준점이 실제보다 낮게 잡히면 더 길고 넓은 수트를 입을 여지가 생긴다. 성기나 서혜부의 부피를 인위적으로 키우면 이 기준점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이른바 '페니스 게이트' 의혹의 논리였다. 관련 연구에서도 수트의 크기가 조금만 달라져도 비행거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컴퓨터 모델링 연구를 인용해 수트 여유분이 1㎝ 늘어날 때 비행거리가 약 2.8m 증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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