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맡기는 게 이득”…정기예금 ‘장·단기 금리 역전’
3·6개월 만기 최고금리, 24·36개월 만기보다 높아
통상 예치 기간이 길수록 금리 높지만 최근 역전
대출 관리 강화로 은행의 장기 자금 조달 필요성 줄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에 단기 상품 수요도 증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이 예금 금리를 잇달아 올린 가운데 단기 예금 금리가 장기 예금 금리보다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확인됐다.
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의 3개월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우대금리 포함)는 연 2.80~2.90%로 나타났다. 6개월 만기 최고금리는 연 3.00~3.10%였다. 반면 24개월과 36개월 만기 최고금리는 각각 연 2.40~2.75%, 연 2.40~2.70%에 그쳤다.
은행별 대표 상품을 보면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과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3개월 만기 연 2.85%, 6개월 만기 연 3.00%지만 24개월과 36개월 만기는 각각 연 2.60%, 연 2.40%로 낮다.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도 최고금리가 3개월 만기 연 2.85%, 6개월 만기 연 3.00%지만 24개월 만기는 연 2.50%, 36개월 만기는 연 2.40%다.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의 최고금리는 3개월 만기 연 2.90%, 6개월 만기 연 3.00%, 24개월과 36개월 만기 연 2.50%로 집계됐다. NH농협은행 'NH올원e예금'도 3개월 만기 연 2.80%, 6개월 만기 연 3.05%인 데 비해 24개월과 36개월 만기는 연 2.70%였다.
이 같은 현상은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3개월 만기 연 3.30%, 6개월 만기 연 3.40%지만 24개월과 36개월 만기는 연 3.00%다.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도 3개월 만기 연 3.30%, 6개월 만기 연 3.40%, 24개월 연 3.10%, 36개월 연 3.15%로 집계됐다.
통상 예치 기간이 길수록 금리는 높게 책정된다. 고객이 돈을 오래 맡길수록 은행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최근 나타난 장·단기 금리 역전에는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관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은 최근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제한하는 한편 대출모집인을 통한 접수를 중단하는 등 대출 관리에 나섰다. 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면 운용 수익을 내지 못한 채 이자 비용만 부담할 수 있다. 특히 장기 예금이 많이 판매될수록 은행이 장기간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도 늘어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은 은행 입장에서 부채로 잡히고 이자 비용도 발생한다"며 "관련 부서가 장·단기 자금 조달 규모를 조절하면서 순이자마진(NIM) 등을 관리하는데, 대출을 많이 취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장기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할 이유가 적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에 한몫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 예금 금리도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 고객들은 향후 금리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자금을 장기간 묶어두기보다 단기 상품에 가입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은행들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단기 상품 금리를 장기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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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는 장기 상품보다 3개월이나 6개월 만기 상품에 가입한 뒤 더 높은 금리의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고객에게 유리할 수 있다"며 "은행들이 수요가 많은 상품을 중심으로 경쟁하다 보니 단기 예금 금리가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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