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목상대' 中 자동차 기업
2년 만에 일본 맞춤형 EV개발
유럽·남미 생산기지 확보
지난 6월 비야디(BYD) 연례 주주총회에서 왕촨푸 회장은 2030년 일본 도요타를 넘어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도요타 1130만대, BYD 460만대. 지난해 판매량을 놓고 보면 공수표나 다름없다. 하지만 몇 년 새 중국 자동차의 성장을 생각하면, 감히 그 발언을 허풍이라 치부하긴 어려운 현실이다.
중국의 전동화를 주도해온 중국 완성차 기업들이 이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내수 수요 감소와 판매 경쟁 과열이 만들어낸 이 변화는 세계 시장의 판을 바꾸고 있다. 일례로 중국차에 잠식된 영국의 모습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국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영국 신차 판매량의 15%를 BYD나 체리자동차 등 중국 브랜드가 차지했다.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로 방어막을 친 유럽연합(EU)과 달리 영국은 별다른 대응 없이 이런 상황을 자초했다는 하소연이 들린다. 중국차가 많이 팔리자 영국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7.5%나 줄어서다.
풍부한 자원과 자금, 탄탄한 부품 공급망을 바탕으로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시장까지 노린다. 지난달 28일 BYD는 그 어떤 외국 자동차 기업도 진출하지 못했던 일본 소형차 시장에 진출 계획을 밝혔다. 오랫동안 일본 완성차가 지배해온 난공불락의 시장이다.
BYD가 일본 맞춤형 전기차 '라코'를 개발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년이다. 차량 개발뿐 아니라 배터리와 제어 장치, 전류변환기, 전력분배기를 소형 패키지로 통합해 작은 차체에 맞춘 '엑스팩(X-Pack)'이라는 새로운 배터리 아키텍처까지 개발을 끝냈다. 놀라운 속도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은 또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글로벌 기업이 철수한 빈자리를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지리(Geely)자동차는 미국 포드의 스페인 발렌시아 공장 내 생산라인 매입을 추진 중이며, 체리자동차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닛산 공장을 인수했다. 창청자동차도 메르세데스-벤츠의 브라질 공장을 인수, 현지 생산 체제를 갖췄다.
국내도 안심할 수 없다. 중국산 자동차가 상반기 독일산을 제치고 수입차 시장 1위에 올랐다. 체리자동차의 KG모빌리티 지분 투자로 2022년 '르노코리아-지리'에 이어 두 번째 중국 자본의 진출도 이뤄졌다. 메르세데스-벤츠나 볼보처럼 중국 자본의 침투는 자동차 업계에 낯선 얘기가 아니지만, 문제는 이를 계기로 국내 공장이 중국의 수출 생산 기지로 언제든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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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중국과 경쟁할 것인가, 종속될 것인가 갈림길에 섰다. 가격이나 생산 경쟁은 이젠 불가능하다. 전동화,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과 같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한 이때 국내생산촉진세제에 자동차 산업이 제외된 것은 무척이나 아쉬운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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