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손실 1조1895억원, 2년치 영업익 반납
개인정보 유출 보상·6200억원대 과징금 반영
김범석 의장 "이탈 고객 대부분 돌아오고 있다"
국세청 3000억원 과세 예고, 화재 손실은 3분기 반영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가 올해 상반기 1조2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적자를 냈다. 2010년 쿠팡 설립 후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적자다. 지난해 말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고객 보상 비용에 이어 6200억원대 과징금까지 실적에 반영되면서 지난 2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대부분 반납했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가 5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Inc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7억9800만달러(약 1조1895억원), 당기순손실은 8억3600만달러(약 1조2457억원)를 기록했다. 쿠팡Inc의 상반기 영업적자가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반기 영업손실은 쿠팡Inc가 2024~2025년 2년 동안 거둔 누적 영업이익 1조2813억원에 육박한다. 상반기 당기순손실도 같은 기간 누적 순이익 3970억원의 3배를 웃돈다. 반년 만에 지난 2년간 벌어들인 이익을 상쇄한 셈이다. 종전 최대 상반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2021년 상반기 기록한 각각 7억8224만달러(약 8750억원), 7억9703만달러(약 9100억원)였다. 상장 이전을 포함하면 연간 기준 최대 영업손실은 2018년 기록한 1조970억원이었다.
쿠팡에서 3000만 건이 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경제활동인구 2969만 명을 넘어서는 규모로 역대 최악의 유출사고이다. 사진은 1일 쿠팡 본사. 2025.12.01 윤동주 기자
2분기 적자 키운 과징금
상반기 적자를 키운 것은 2분기 실적이었다. 2분기 매출은 88억5600만달러(13조3007억원·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 1501.89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85억2400만달러(11조9763억원)보다 4% 증가했다. 환율 영향을 제외한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10% 성장했다. 반면 영업손실은 5억5600만달러(835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1억4900만달러(2093억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억4200만달러(3545억원·1465.16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다. 당기순손실도 5억7000만달러(856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3100만달러(435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1분기 당기순손실 2억6600만달러(3897억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2분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쿠팡Inc가 2021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2021년 2분기 기록한 각각 5억1493만달러(약 5773억원), 5억1860만달러(약 5814억원)였다. 이번 2분기 영업손실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790억원)을 웃돌고,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3030억원)의 3배에 육박한다.
실적 악화에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파가 컸다. 쿠팡Inc는 지난해 말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고객들에게 약 12억달러(약 1조6850억원) 규모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했고, 올해 1분기 실적에 이를 반영했다. 이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지난 6월 개인정보 유출과 이용자의 온라인 활동 정보 무단 수집 등을 이유로 부과한 과징금 6246억8100만원이 2분기 판매관리비(OG&A)에 반영되면서 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
쿠팡Inc는 약 4억1000만달러 규모의 과징금을 2분기 판매관리비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를 제외하면 2분기 영업손실은 1억4600만달러(2192억원), 당기순손실은 1억6000만달러(2403억원)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판매관리비는 30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고, 총영업비용은 94억1200만달러로 매출을 넘어섰다.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1억6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억2800만달러)보다 62% 감소했다.
활성 고객은 사고 이전 수준 회복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매출은 74억2500만달러(11조1515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달러 기준 1% 증가했다. 환율 영향을 제외한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8% 성장했다. 프로덕트 커머스 조정 EBITDA는 3억8200만달러(573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했다.
다만 본업의 고객 지표는 회복세를 보였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은 247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90만명)보다 3% 증가했다. 이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 직전인 지난해 3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활성 고객은 지난해 4분기 2460만명, 올해 1분기 2390만명까지 감소했지만 2분기 들어 80만명이 늘며 사고 이후 감소분을 회복했다. 고객 1인당 매출은 301달러(45만2060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7달러(43만1340원)보다 달러 기준 2% 감소했지만, 회사는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이탈했던 고객들이 대부분 돌아오고 있으며 지출 수준도 회복되고 있다"며 "아직 복귀하지 않은 고객도 다시 확보하기 위해 상품군 확대와 서비스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만에서는 새벽 배송을 시작했고, 쿠팡이츠 등 성장사업도 순조롭게 확대되고 있다"며 "고객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대만 로켓배송과 쿠팡이츠, 파페치 등을 포함한 성장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성장사업 매출은 14억3100만달러(2조149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11억9000만달러·1조6719억원)보다 20% 증가했다. 고정환율 기준 성장률은 24%였다. 성장사업 조정 EBITDA 손실은 2억1900만달러(3289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줄었다.
현금 창출력은 둔화했다. 최근 12개월 누적 영업현금흐름은 14억달러로 전년보다 4억8400만달러 감소했고, 잉여현금흐름은 1억500만달러로 같은 기간 6억7900만달러 줄었다. 쿠팡Inc는 2분기 동안 2320만주(4억5900만달러) 규모의 클래스A 보통주를 매입하며 자사주 매입도 이어갔다.
국세청 3000억 과세 예고, 화재 손실은 3분기 반영
쿠팡Inc는 이날 공시를 통해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약 2억800만달러(약 3000억원) 규모의 과세예고 통지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국세청은 2021~2025년 과세연도에 대한 세무조사를 마치고 쿠팡 한국 자회사들의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신고 내용에 대해 추가 세액 납부를 요구했다.
회사는 국세청의 과세 처분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행정적 불복 절차와 필요하면 소송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주요 쟁점은 한국 자회사인 쿠팡㈜와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간 이전가격과 거래"라며 "외부 전문가 검토 결과 회사의 세무상 입장이 최종적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발생 가능한 세무 부담에 대비해 회계기준에 따른 충당금도 충분히 적립해 놓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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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발생한 인천 물류센터 화재에 따른 손실도 3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쿠팡Inc는 "현재 화재 피해 규모를 산정하고 있으며 재무적 영향을 합리적으로 추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화재가 발생한 물류센터의 자체 보유 재고와 고정자산, 판매자 재고 관련 의무지급액 등을 합한 장부가액은 약 2억4600만달러(약 35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만 회사는 관련 재산 및 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있어 보험금 청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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