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산단 최대 12년 단축
호남권 클러스터 임기 내 착공·생산
권역별 성장엔진 8월 말 발표
대미 전략투자·CPTPP 가입 검토도 본격화
산업자원안보기금 신설하고 핵심광물 비축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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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로봇 등 총 1600조원 규모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추진한다.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 성장축을 지방으로 넓히기 위해 이달 말 권역별 성장엔진을 선정하고, 연내 '메가특구법'을 제정해 제1호 메가특구를 지정한다. 대외적으로는 조선·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제1호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도 검토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초(超)성장+신(新)공간, 대체불가 산업강국'을 비전으로 한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메가프로젝트와 제조 AI 대전환(M.AX), 산업·자원안보, 산업생태계 동반성장을 4대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지역 주도 성장과 해외 경제영토 확장을 2대 공간축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산업을 '키우고', 성장 무대를 '넓히고', 위기에 흔들리지 않도록 기반을 '다지는' 이른바 '3고 전략'을 추진한다.

김 장관은 "지금은 세계 경제의 판이 바뀌는 시기"라며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산업강국의 유산을 더 키워 미래세대에 물려줄 수도 있고 우리 세대에서 끝나버릴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동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위험이 상시화되고 무역장벽은 높아지는 가운데 경쟁국은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다"며 "AI 혁명 역시 삐끗하면 바로 절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위기요인"이라고 강조했다.


1600조 투자계획 앞당긴다…용인·호남 반도체 속도전

이에 따라 산업부는 호남권 896조원, 충청권 392조원, 영남권 312조원 등 총 1600조원 규모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신속히 실행한다. 김 장관은 산업부가 '투자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맡아 관계부처와 공공기관, 지방정부를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일반산업단지 완공 시점을 2045년에서 2033년으로 12년, 국가산업단지는 2047년에서 2039년으로 8년 앞당긴다. 용인 국가산단은 2029년 첫 팹 가동을 목표로 올해 안에 토지보상 절차를 마무리하고 전력과 용수 확보 절차를 병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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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현 정부 임기 내 착공과 생산을 목표로 올해 사업시행자 선정과 산단 후보지의 클러스터 지정을 완료한다. 인허가와 보상, 부지 확보를 병렬로 처리하고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국가수도기본계획에 관련 수요를 반영할 방침이다. 남부권 반도체 연합공대와 광주~영암 아우토반 등 인력·교통 인프라도 함께 추진한다.


M.AX도 속도를 낸다. 산업부는 올해 말까지 누적 220개 제조공정을 AI 팩토리로 전환하고, 철강과 반도체 등 10개 제조현장에 휴머노이드를 투입해 위험 작업과 단순 반복 업무를 실증한다. 30개 제조현장에서는 숙련인력의 경험과 지식을 데이터화해 제조 암묵지가 담긴 AI 모델을 개발한다. 2030년까지 권역별 핵심 산단에 M.AX 클러스터 7곳도 구축한다.


김 장관은 "지난 1년간 M.AX 얼라이언스를 통해 생산성 30% 향상, 불량률 15% 축소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숙련인력의 암묵지를 데이터화한 제조 데이터 라이브러리와 AI·로봇이 자율 운영하는 풀스택 AI 팩토리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제조업체와 AI 기업이 협업할 수 있도록 산단 공동 AI 인프라와 권역별 M.AX 아카데미도 구축한다.


권역별 성장엔진 8월 말 발표…연내 1호 메가특구 지정

지역 산업정책도 기존의 분산 지원에서 권역별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전환한다. 산업부는 지방정부, 앵커기업과 협의를 거쳐 권역별로 3~4개의 성장엔진 후보를 압축했으며, 이달 말 대통령 주재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최종 선정·발표할 계획이다.


성장엔진 산업에는 특별보조금과 국민성장펀드·지역성장펀드 투자 우대, 지방 우대세제, 지역자율형 연구개발(R&D), 인허가 신속처리, 문화·보육·주택 등 정주여건 개선을 묶은 7대 지원 패키지를 적용한다.


산업부는 연내 '메가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제1호 메가특구도 지정할 방침이다. 메가특구에는 약 300개의 메뉴판식 규제특례와 수요응답형 규제유예를 적용한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최고운영책임자, 이른바 '짜르'가 인허가와 규제특례를 통합 조정하도록 해 투자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대규모 공동 실증을 허용하고 규제샌드박스 심의 기간을 90일에서 60일로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CPTPP 가입 검토…해외 경제영토 확장

해외 경제영토 확대도 본격화한다. 미국과는 조선과 원전 등 전략산업 협력을 확대하고, 전략성과 상업성, 양국 상호이익을 기준으로 연내 제1호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를 선정한다. 조선과 에너지 등 양국 관심 분야의 사업을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지난달 미국에 개소한 한미 조선협력센터를 통해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한다.


EU와는 통상환경 불확실성 해소에 나서고 중동에서는 전쟁 이후 고부가가치 플랜트 수주 기회를 발굴한다. 중국과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타결을 추진하고, 인도에는 한국 기업 전용 산단 신설을 추진한다. 남미와는 핵심광물 협력을 강화한다.


CPTPP 가입 검토 방침도 공식화했다. 김 장관은 "아세안과 멕시코 등 신규시장을 확보하고 K콘텐츠·소비재 수출을 가속하기 위해 CPTPP 가입을 검토하겠다"며 "농어업계와 국회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실히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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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원안보기금 신설…핵심광물 비축 대폭 확대

중동전쟁을 계기로 산업·자원안보 체계도 전면 개편한다. 산업부는 원유와 가스의 중동산 비중을 낮추고 도입국과 수송 경로를 다변화한다. 나프타는 에탄 혼소를 지원해 원료와 수입선 다변화를 유도하고, 의료용 폴리에틸렌(PE) 등 국민 생활과 산업 생산에 필수적인 석유화학제품 비축도 추진한다.


핵심광물은 새만금에 전용 비축기지를 구축해 신규 비축 품목을 35개에서 43개로 확대한다. 중희토류 비축일수는 180일에서 365일, 텅스텐은 100일에서 270일로 늘린다. 폐영구자석 등 국내 자원의 재자원화를 확대하고, 남미와 동남아 자원보유국과 정부 간 협력도 강화한다.


원유·핵심광물 확보와 비축 확대를 장기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산업자원안보기금'도 신설한다. 대학 등 기술유출 사각지대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국가핵심기술 유출 범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산업생태계 함께성장 프로젝트'에도 2030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입한다. 정부가 1조8000억원, 앵커기업이 2조8000억원 등을 부담해 로봇과 AI 조선소, OLED 공정혁신 등 미래 성장산업 협력업체에 기술이전과 구매 확약을 지원한다. 별도로 10조원 규모의 민관합동 산업성장펀드도 단계적으로 조성한다.


장관 직속 '정성단' 신설…250만쪽 통상문서 AI 분석

산업부는 계획을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장관 직속 '정책성과혁신단', 이른바 '정성단'을 신설한다. 영국 토니 블레어 정부의 총리직속 정책이행관리기구를 본떠 주요 과제의 진행 상황을 성과궤적과 신호등 평가 방식으로 점검하고, 지연·쟁점 과제를 즉시 조정할 계획이다.


산업·통상 분야에 특화한 AI 플랫폼 '通(통) AI'도 구축한다. 약 250만페이지 분량의 통상협정문을 한 번에 비교·분석하고 R&D 기획에도 활용해 행정에 투입되는 시간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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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중용 23장의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구절을 인용하며 "오늘 업무계획의 실행에 최선과 정성을 다해 우리 산업과 대한민국의 변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체불가 산업강국을 만드는 데 산업부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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