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휴게공간 갖춘 공항…더위 피하는 고령층
기록적 폭염…무더위쉼터 운영시간 제한적
체감온도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인천국제공항이 뜻밖의 피서지로 떠올랐다. 온종일 냉방이 가동되는 데다 의자와 휴게공간이 넉넉해 누구나 무료로 더위를 피할 수 있어서다. 특히 무더위에 취약한 어르신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넓고 시원한데 돈도 안 든다"…공항으로 몰리는 발길
실제로 제2여객터미널 벤치에서 장기판을 펼쳐놓고 둘러앉거나 목재 마루에 자리를 깔고 눕는 이용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신발을 벗은 채 다리를 뻗고 담소를 나누거나 과일을 나눠 먹는 모습도 눈에 띈다. 홍보관 통유리 앞에 앉아 비행기 이착륙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많다. 오전에 도착해 저녁 무렵까지 머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르신들이 공항을 찾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천장이 높아 답답하지 않고 에어컨이 온종일 돌아가 실내가 시원하다. 곳곳에 의자와 휴게 공간이 있어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경제적인 부담이 적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65세 이상은 지하철 요금을 내지 않는다. 서울 서남부에서 환승을 세 차례 하더라도 차비가 들지 않고 오가는 길까지 냉방이 되는 셈이다. 집에서 에어컨을 켜지 않으니 전기요금도 아낄 수 있다.
무더위쉼터 늘렸지만…운영시간은 제한적
어르신들의 공항 발길이 이어지는 데에는 또 다른 사정이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운영 중인 무더위쉼터는 약 9만3000곳이다. 하지만 폭염 대책 기간을 앞두고 실시한 사전 점검에서는 안내표지판이 없거나 위치 정보가 잘못된 경우, 시설 이용이 불편한 사례 등 약 1700건의 미비점이 확인됐다.
여기에 운영 시간도 걸림돌이다. 서울 동작구는 연장 쉼터를 8곳에서 50곳으로 늘렸는데 폭염특보가 발효된 경우에만 평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연장 운영된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야간 운영을 확대하고 있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또 경로당이 문을 닫는 오후 시간대나 주말에 갈 곳은 마땅치 않아 왕복 서너 시간이 걸리는 공항까지 향하는 어르신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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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최고 체감온도는 35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밤에도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는 등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온열질환 발생 위험도 커지는 가운데 특히 고령층은 탈수와 체온 조절 기능 저하로 더욱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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