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불신 완전히 해소 안 돼…높은 윤리의식으로 중립 지켜야"
민간조사관 100명·내부비리수사대 설치…수사관계인 권리구제 확대

이재명 대통령은 4일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수사·기소 분리로 경찰의 수사 권한이 대폭 확대되는 것과 관련해 "권한의 양과 책임의 양은 동일해야 한다"며 경찰의 고강도 자정과 책임 강화를 주문했다. 명백한 수사 비위를 저지른 경찰관에 대해서는 최소 해임·파면하거나 수사 업무에서 영구 배제하는 방안까지 거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4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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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경찰 수사 공정성 강화 방안'을 보고받은 뒤 "경찰이 수사 개시권과 종결권, 강제수사권까지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됐다"며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수 있는지, 책임질 마음의 자세가 돼 있는지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도 "경찰의 수사권 독점과 비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경찰 역시 뼈를 깎는 자세로 내부 비리를 근절하고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며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변호사로 활동하던 당시의 경험을 언급하며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은 물론이고 경찰 수사도 못 믿겠더라"라며 "사건을 전혀 다르게 만들어오는 경우가 있었고, 법원이 경찰이나 검찰의 공적 결정을 존중하다 보니 재판까지 왜곡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종결권은 개인이나 회사의 인생과 운명을 결정하는 권한"이라며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어 감옥에 가거나 전 재산을 잃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입장에서는 사건이 망가져 자살하고 싶을 정도가 됐는데 담당 경찰관은 감봉 몇 개월을 받고 다시 수사 업무를 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찰의 권한이 더 커진 만큼 명백한 수사 비위를 저지르면 최소한 해임·파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아니면 앞으로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영구적으로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 비위에 대해서는 기존보다 높은 수준의 책임을 물어야 수사관의 책임 의식과 국민 신뢰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李대통령 "권한 커진 경찰, 책임도 그만큼…수사비위 최소 해임·파면" 원본보기 아이콘

경찰을 향해서는 앞으로 한층 강한 외부 감시와 견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경찰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지금까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질 것"이라며 "다른 권력기관과 국민 모두 경찰이 잘못하는지를 지켜볼 텐데, 이는 나쁜 일이 아니라 권한과 책임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비하라는 것은 잘못을 숨기라는 뜻이 전혀 아니다"며 "높은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갖고 엄정하고 중립적으로 수사해 범죄 피해자가 억울하지 않게 하고, 억울한 피의자도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헌정사에서 경찰과 군, 검찰의 권한이 차례로 남용됐던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처음에는 경찰을 이용한 독재가 있었고, 다음에는 군인이 무력을 행사했으며, 이후에는 검찰 권력을 이용한 사실상의 검찰 독재가 있었다"며 "이제 경찰이 큰 권한을 갖게 되는데 앞으로 완전히 안전할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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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행안부 장관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경찰 수사 공정성 강화 방안을 보고하고 있다. 2026.8.4

윤호중 행안부 장관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경찰 수사 공정성 강화 방안을 보고하고 있다. 202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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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대통령은 경찰관 등 공직자의 징계 결과가 개인정보와 사생활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는 관행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가 공무 수행과 관련해 사고를 내 징계를 받은 것이 왜 사생활이냐"라며 법제처와 인사혁신처에 공무원 징계 공개 범위와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공무원에게는 수십, 수백 개 사건 가운데 하나일지 모르지만 당사자에게는 인생과 목숨이 걸린 일"이라며 "경찰 스스로 높은 책임 의식을 갖고 억울한 범죄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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