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쇼핑의 독주…1세대 오픈마켓 '생존위기'
작년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출시 이후
오픈마켓 플랫폼 줄줄이 매출 급감
네이버가 '네이버플러스스토어'를 선보인 뒤 e커머스 사업을 강화하면서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e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은 직매입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네이버쇼핑은 오픈마켓 시장을 잠식하는 모습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세대 오픈마켓인 G마켓은 지난해 매출이 7404억원으로 2023년(1조1967억원)보다 38% 감소했다. 같은 기간 11번가도 8655억원에서 4376억원으로 반토막 수준까지 줄었다.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역시 매출이 전년보다 31.2% 감소했다. 이 기간 네이버 커머스 매출은 2023년 2조5466억원에서 지난해 3조6884억원으로 44.8% 늘었다.
신규 고객은 줄고 비용은 늘고…오픈마켓 딜레마
국내 최대 검색플랫폼 네이버는 과거 거래액 기준 e커머스 시장 1위 사업자였지만, 2022년 로켓배송과 와우멤버십을 앞세운 쿠팡에 왕좌를 넘겨줬다. 이후 네이버쇼핑은 네이버플러스스토어로 이름을 바꾸고 지난해 2월 공식 앱도 출시하며 공격적인 커머스 시장 확장에 나섰다.
그 결과, 오픈마켓 플랫폼 시장은 네이버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특히 신규 고객 확보 경쟁부터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신규 설치 건수는 네이버플러스스토어가 74만9581건으로 가장 많았다. 쿠팡이 38만3182건으로 뒤를 이었고, 알리익스프레스 24만9307건, 11번가 12만2212건, G마켓 10만1415건 순이었다.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쿠팡이 3509만1710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네이버플러스스토어 908만451명, 알리익스프레스 801만2329명, 11번가 808만1531명, G마켓 612만163명 순이었다. 업계에서는 기존 이용자 기반은 유지되고 있지만 신규 고객 확보 경쟁에서 격차가 벌어지면서 성장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플랫폼 경쟁의 기준도 달라진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가장 저렴한 곳을 찾기 위해 여러 쇼핑몰을 비교하는 소비자가 많았지만 이제는 배송 속도와 반품 편의성, 멤버십 혜택까지 함께 따지면서 e커머스 시장에서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가 고착화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를 제외한 오픈마켓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개형 플랫폼인 만큼 배송과 교환·환불, 고객 경험(CX)을 직접 통제하기 어렵다. 같은 플랫폼 안에서도 판매자마다 배송 품질과 서비스 수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네이버도 판매자의 재고 관리부터 출고, 교환·반품, 고객 응대까지 지원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다. 또 네이버는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N배송의 새벽배송과 주말배송 적용 지역 및 상품을 넓히고 있다.
오픈마켓 생존 갈림길
알리익스프레스는 초저가 전략은 이용자를 끌어오는 데는 성공했지만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국내 판매자를 늘리고 고객센터와 배송 서비스를 강화했지만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이미 쿠팡과 네이버에 익숙해진 소비자의 구매 습관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할인쿠폰과 광고를 확대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고, 판촉을 줄이면 성장세가 둔화한다.
G마켓과 11번가는 플랫폼 경쟁 구도 변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네이버는 검색을 쇼핑으로 연결했고, 쿠팡은 자체 물류망을 기반으로 배송 경쟁력을 키웠다. 반면 오픈마켓은 판매자 중개 모델에 머물러 있다. 검색 트래픽이나 자체 물류망이 없는 만큼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광고와 할인 행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용을 늘리면 적자가 커지고, 비용을 줄이면 거래액과 매출이 감소한다. 이용자가 줄면 판매자가 빠져나가고, 판매자가 줄면 다시 상품 경쟁력이 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적자를 줄이기 위해 외형을 축소하는 선택을 반복하면서 시장 점유율도 함께 낮아지고 있다.
G마켓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674억원에서 124억원으로 줄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다시 6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1번가는 광고선전비를 1100억원에서 826억원으로, 지급수수료를 2821억원에서 2042억원으로 줄이며 손실을 축소했지만 외형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갔지만 이용자는 유지한 반면 매출은 감소해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신세계와 알리바바가 손잡고 출범시킨 합작법인도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에이지글로벌홀딩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296억원, 영업손실 119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총이익은 1568억원이었지만 판매비와관리비는 2767억원으로 이를 웃돌았다. 지급수수료 1284억원, 광고선전비 937억원 등 판촉과 운영 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판매자와 상품을 한데 모았지만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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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판매자만 많이 확보하면 성장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배송과 멤버십, 검색 경쟁력까지 갖춰야 한다"며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전통 오픈마켓의 성장 방식은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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