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중개업체 클락슨스, 사상 최대 상반기 실적

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이 급감한 가운데 세계 최대 선박중개업체 클락슨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크게 줄었지만, 위험 해역을 우회하거나 운항 가능한 선박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중개 수수료가 상승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3일(현지시간) 미 포춘지는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클락슨스가 사상 최대 상반기 실적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3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로이터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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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중개업체 클락슨스, 영업이익 55%· 매출 40%↑

보도에 따르면 1852년 설립된 영국 선박중개업체 클락슨스는 올해 상반기(1~6월) 영업이익은 6480만파운드(약 1239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억1350만파운드(약 7908억원)로 약 40% 늘었다.


앤디 케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증가 배경으로 이란 전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선박 중개 수요 확대를 꼽았다. 케이스 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기록적인 상반기 실적은 사업 투자 성과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 사태를 비롯한 글로벌 분쟁으로 발생한 무역 혼란에 따른 이례적인 시장 변동성을 반영한 결과"라며 "올해 연간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급망 차질이 글로벌 해운시장에 큰 충격을 주면서 교역 경로를 바꾸고 운영상 혼란을 초래했으며, 이후 운임과 헤지 거래가 모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해상 데이터업체 클플러(Kpler)에 따르면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전쟁 이전 하루 100척 이상에서 현재 약 33척 수준으로 감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작전을 취소하고 평화협상 재개 의사를 밝혔지만, 이란이 전선을 걸프 지역으로 확대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해상 운송 차질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포춘은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예멘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선박의 운항을 봉쇄를 선언하고, 흑해와 아조프해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곡물 수출 항로도 사실상 마비됐다.

"지정학적 불안 커지며 중개업체 필요성 커져"

이같은 공급망 혼란은 항공업계와 농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제트연료 가격이 급등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비료 생산에 필요한 주요 화학물질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반면 클락슨스와 같은 선박중개업체는 수혜를 입고 있다.


선박 중개업체는 거래가 성사될 때마다 일정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운임이 오르면 중개 수익도 증가한다. 미 텍사스 A&M대 갤버스턴 캠퍼스의 장폴 로드리게 해운경영학 교수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이 줄어들면서 실제 운항 가능한 선박과 화주를 연결해주는 중개업체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로드리게 교수는 불확실성이 항상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클락슨스는 지난해 3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무역 긴장으로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반면 이번 이란 전쟁은 클락슨스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국제구조위원회(IRC) 자료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두 달 동안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상 운임은 전쟁 이전보다 약 4배 가까이 상승했다. 위험지역을 통과하는 선박의 보험료가 급등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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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게 교수는 "기업들은 시장 변화에 합리적으로 대응할 뿐"이라며 "시장 환경이 바뀌면 수요와 공급도 달라지고, 그 변화에 유리한 위치에 있는 기업이 결국 수혜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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