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 핀셋증세…시세 40억원 이상 정조준
"강남선 8월과 내년 5월·연말까지 세번 매물 나올 듯"
"고령층 다운사이징…빈자리는 4050 부자가 채워"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으로 전문가들은 일단 서울 강남권 초고가 주택 매물이 내년 말까지 세 차례에 걸쳐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보유세 인상 폭이 시세 40억원 이상, 양도세 공제 한도 축소 영향은 양도차익 30억원 이상 주택에서 두드러지는 만큼 매도 압력이 강남 초고가·장기보유 주택에 집중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이들 주택이 고가인 만큼 무주택자들이 선택하기보단 40·50대 자산가가 사들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비거주 1주택자들은 실거주에 나설 것으로 보여 공급 확대도 쉽지 않고 전·월세 물건 품귀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매물은 자산가가 흡수…전·월세 부담만 커져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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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매물이 늘어도 집값이 급격히 떨어지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매물은 일부 나오겠지만 결국 자산 여력이 있는 계층이 구매할 것"이라며 "강남·서초가 자산가와 고소득층만 거주하는 지역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초고가 주택을 사려던 수요가 마포·성동·광진 등 바로 아래 가격대로 옮겨가면 한강변 집값이 자극받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일선 부동산 현장에서는 집주인들이 '버티기'에 돌입할 것이란 반응도 나온다.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굳이 매물을 던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직후 서울 부동산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서울 양천구 중개업소 대표는 "아무리 세금이 올라도 자식들이 대신 내주며 버틸 텐데 굳이 집을 팔고 나가겠느냐"며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매물을 끌어내겠다는 정부 목표가 현장에선 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매수세가 강한 현재 시장 분위기도 집주인들의 배짱을 키우고 있다. 이 중개사는 "시세 10억2000만원 하던 신정동 아파트를 11억원에 내놨는데 불과 이틀 만에 매수자가 붙었다"며 "한 달 새 집값이 1억원씩 뛰는 강세장인데 누가 쉽게 집을 던지겠느냐"고 했다.


이 때문에 정작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임대차 시장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비거주 집주인이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접 입주하면 기존 세입자가 퇴거하면서 해당 지역의 전세 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 양도세를 내고 남는 매각 차익이 줄면 집주인이 전세보다 매달 현금이 들어오는 월세를 선호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 교수는 "양도차익으로 월세 수입을 대신하던 기능이 약해지면 임대인은 월세를 더 받으려 할 것"이라며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중저가 주택의 전월세 가격에 반영되면 임차가구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우 위원도 "매매 시장은 초고가를 중심으로 일부 보합이나 안정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면서 반대로 전셋값은 더 폭등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2027년이 매도 적기"…고령 강남 토박이는 '주거 다운사이징'

"세부담 전월세 가격 반영 불가피…임차가구 부담 커질 것"[부동산AtoZ] 원본보기 아이콘

초고가 시장에선 일부 매물이 나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무주택자가 장만하기보다 자산가들 차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8월 1차 매물이 나오고, 2027년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6월 1일)을 앞둔 내년 5월 말, 양도소득세 공제 한도가 적용되기 직전인 내년 연말에 다시 매물이 몰리는 '매물 3파동'이 나타날 것"이라며 "특히 종부세 과세 기준일을 앞둔 내년 상반기까지 초고가 주택 매물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압구정, 반포, 도곡, 대치 등 고령 장기보유자가 많은 지역이 주요 대상이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도 "법 통과 여부를 지켜보며 올해 연말, 내년 공시가격 발표 직전인 4~5월에 매물 출회가 집중될 것"이라고 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기존 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2027년이 매도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막판 매물이 몰릴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매물 출회를 주도할 대상으로 '시세 40억원 이상' 또는 '양도차익 30억원 이상'의 장기 보유 주택을 지목했다. 양도차익이 적은 주택은 한도 축소에 따른 타격이 미미하지만 차익이 30억원을 넘으면 2028년 20억원, 2029년 10억원으로 낮아지는 양도차익 공제 한도를 모두 초과하기 때문이다. 압구정, 반포, 도곡, 대치 등 고령 장기보유자가 많은 지역이 주요 대상이다.


현금 수입이 적은 고령층은 강남권의 작은 집으로 옮기거나 비수도권으로 이주하는 '주거 다운사이징'에 나설 수 있다. 2027년 고령 1주택자가 수도권 주택을 팔고 비수도권으로 옮기면 양도세를 50%, 최대 5억원까지 감면받는 특례가 시행된다.


박 위원은 "압구정 등에서 오래 거주한 고령층 일부는 작은 집으로 옮기거나 천안·원주·춘천 등 서울 접근성이 나은 지역으로 이주할 수 있다"며 "강남에서는 이들이 내놓은 집을 젊은 부자들이 사들이는 세대교체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남 연구원도 "손바뀜이 덜했던 강남권 핵심 재건축 단지들은 매도 니즈가 여전히 많은 편"이라며 "이들이 내놓은 주택을 40·50대 자산가가 사들이면서 강남에서 집주인 세대교체가 빨라질 수 있다"이라고 했다.


"팔고 옆집 산다"…제자리 갈아타기

자금 여력이 있는 집주인은 강남을 떠나는 대신 같은 단지나 비슷한 가격대 주택을 다시 사는 '제자리 갈아타기'를 택할 수 있다. 2027년까지 기존 공제를 적용받아 현재 집의 양도차익을 정리한 뒤 새집을 사면 취득가액이 높아진다. 나중에 집을 팔 때는 새 취득가액을 넘는 차익에 대해서만 양도세를 계산한다.


취득세 등 거래비용은 발생하지만 양도차익이 수십억원인 장기보유자라면 절세액과 거래비용을 비교해 매도 후 재매수를 검토할 수 있다. 박 위원은 "같은 단지에서 옆집끼리 사고파는 사실상의 교환거래도 나올 수 있다"며 "기존 양도차익에 현재 공제를 적용받고 새집의 취득단가를 높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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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위원도 "과거에는 보유세를 크게 올려도 매도자가 많이 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이 함께 증가한다"며 "세제 혜택이 줄기 전에 팔고 다시 사서 과세할 차익을 줄이는 '제자리 갈아타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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