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외국산 분유 차명수입 사건
188억 관세 처분 취소 행정소송
1심 패소했지만, 항소심 제기
남양 "컴플라언스 구축 과정"
남양유업이 홍원식 전 회장 재직 시절 외국산 분유를 차명수입하다 적발돼 납부한 180억원 규모의 관세를 놓고 세관 당국과 법정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는 지난 3일 남양유업이 서울세관장을 상대로 낸 '관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앞서 남양유업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시가 180억원 규모, 약 235t 분량의 네덜란드산 산양 전지분유를 수입하면서 차명업체 3곳을 앞세워 무관세를 적용받았다. 분유는 한·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일정 수량은 무관세로 들여올 수 있다. 이를 위해선 FTA 수입권 공매에 참여해 낙찰받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aT)로부터 추천서를 받아 세관에 제출해야 한다.
남양유업은 대행업체 3곳을 수입권 공매에 참가시켜 낙찰받은 뒤 무관세 할당물량을 배정받고, 이들 대행업체 이름으로 수입권 추천서를 발급받아 113억원에 달하는 관세를 면제받았다.
이를 적발한 서울세관은 남양유업에 분유 기본 관세율 172% 적용해 113억원의 관세와 허위 신고에 따른 가산세 75억원 등 총 188억원의 관세를 다시 부과했다.
홍 전 회장 일가가 남양유업을 경영할 때 벌어졌던 이 사건으로 남양유업은 대법원에서 벌금 1500만원을 확정받았다. 하지만 2024년 1월 홍씨 일가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은 한앤컴퍼니는 세관의 처분이 정당한지 다퉈보겠다며 지난해 2월 소송을 냈다. 남양유업은 관세법특별법(FTA관세법) 8조1항 '협정관세를 적용받으려는 자'를 '수입자'로 정의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서울세관에 제출된 추천서에 남양유업을 수입자로 기재됐다는 점을 내세웠다.
또남양유업이 수입권 공매에 직접 참가해 낙찰을 받을 경우 국내 낙농업계의 큰 반발을 우려해 대행업체를 끼워넣은 것으로, 조세포탈의 목적이 없어 가산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서울세관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양순주)는 지난 2월 남양유업이 서울세관장을 상대로 낸 '관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남양유업은 물품(수입분유)을 대행업체로 양도한 것과 같은 외관을 만든 뒤, 대행업체 명의의 추천서를 첨부해 마치 대행업체가 실제 화주로서 수입신고를 하는 것처럼 협정세율 적용신청을 했다"며 "남양유업은 관세율 할당 물량을 배정받지 못해 협정세율을 적용받을 수 없는 지위에 있음에도 부당하게 협정세율을 적용받았기 때문에 세관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협정세율을 적용받은 물품에 대해 이후 협정세율 적용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밝혀져 미납부세액을 징수하는 경우에는 FTA관세법 제36조에 따라 가산세를 징수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번 소송은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을 인수한 뒤 그동안 각종 비리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이뤄졌다. 남양유업은 2024년 8월 홍 전 회장 일가가 회삿돈을 횡령하고 손실을 입혔다며 홍 전 회장 등을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했고, 최근에는 홍 전 회장의 부인 이운경 전 남양유업 고문이 회사 자금 8억여원을 들여 개인 명의로 기부금을 내는 등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배임)로 추가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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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이전 경영진 시절 발생한 것으로, 컴플라이언스(준법 경영) 시스템을 갖추는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되지 않은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과세 처분에 대한 불복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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