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판매원 원청 사용자성 부정
소상공인 대리점주 경영권 수호 의미
"판매원들의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됐다면 전국의 모든 대기업 간판을 단 소상공인 대리점주들은 원청과 노조가 합의한 근로조건을 따라야 했을 겁니다. 시장 전체가 마비될 뻔한 위기를 막아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최근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를 대리해 판매대리점 판매원(카마스터)의 '계약 외 사용자성' 불인정 결정을 지방노동위원회 초심에서 이끌어낸 법무법인 태평양 인사노무그룹 변호사들은 5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을 이같이 평가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동위원회가 하청 근로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폭넓게 인정해온 추세 속에서 대리점 체제에 대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전면 부정하는 결정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평양 인사노무그룹은 승소의 열쇠가 된 핵심 논리 중 하나로 '대리점법상 대리점주의 독립된 경영권 보호'를 꼽았다. 구교웅 변호사(사법연수원 38기)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게 되면 스스로 자본을 투여해 사업을 운영하는 대리점·가맹점주들은 제쳐두고 노조가 원청과 직접 교섭하게 된다"며 "이는 독립된 경영 주체인 수십만 소상공인의 경영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이 주장한 구조적 통제 논리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노조는 원청이 자동차 판매 가격과 할인 조건을 결정하기에 판매원들이 구조적 지배를 받는다고 주장했으나 구 변호사는 이를 도급계약의 본질에 기초한 것이라 봤다. 구 변호사는 "본사가 판매 정책을 세우는 것은 도급계약에 따른 정당한 지시권이자 브랜드 보호를 위한 것일 뿐"이라며 "노동위원회가 단순히 원청을 사용자라고 뭉뚱그려 판단하지 않고 각 업무 및 의제별로 사용자성을 면밀히 심리해야 한다는 명확한 참고 기준을 남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증거를 찾아내기도 했다. 조홍선 변호사(변시 3회)는 판매원들이 자신의 업무 시간과 영업 방식을 스스로 결정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아 원청 본사가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해냈다. 조 변호사는 "카마스터들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스스로 24시간 연중무휴 영업을 표방하며 자율적으로 홍보한 사례 등을 직접 찾아내 내세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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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인사노무그룹을 이끄는 김상민 그룹장(37기)은 노란봉투법의 취지와 사업의 특성을 적극 변론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김 변호사는 "입법 단계부터 법리를 분석해 온 경험을 살려 고용노동부의 해석 지침과 선행 결정들을 분석해 노조가 주장하는 구조적 통제가 대리점 생태계에는 성립할 수 없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법 시행 이후 원청의 사용자성이 부정된 사례가 거의 없어 방어가 쉽지 않았다"며 "이번 결정은 모호한 법망 속에서도 무분별한 교섭 요구를 막아낼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사법적 방어선을 처음으로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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