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9억 투자해 3779억원으로 불려
내부승진·3단계 심의체제…독립성 강점
연환산 수익률 18.4%…해외비중 확대

편집자주연기금과 공제회가 자본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연기금과 공제회는 국민의 노후보장(연기금)과 회원들의 자산증식·복지확대(공제회)라는 기본적인 차이 이외에도 자산 규모, 투자 전략, 조직 구조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줄이기도 한 연기금·공제회에 대해 심층 분석해본다.
해외투자로 4년만에 2460억원 ↑…롤모델로 꼽히는 교직원공제회의 투자비법[기금·공제 대해부]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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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7일, 미국 최대 원자력 발전 기업 콘스텔레이션에너지가 가스화력·지열 발전사 캘파인을 164억달러(약 23조원)에 사들였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삼킬 전력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베팅이었다. 매도자는 미국 투자회사 ECP. 그리고 이 거래로 원금의 2.7배를 챙긴 곳은 서울에 있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다. 캘파인에 넣은 돈은 1399억원, 돌아온 돈은 3779억원이다. 수익만 2460억원, 수익률로는 170%다. 2022년 ECP의 컨티뉴에이션 펀드에 출자하며 지분을 간접 보유한 지 4년 만이다. 올해 7월까지 원금과 분배금을 합쳐 1583억원이 들어왔고, 2027년 12월 청산 시점까지 1603억원이 더 들어올 전망이다.

교직원공제회는 해외 대체투자를 대부분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블라인드 펀드를 경유해 집행한다. 우량 상품은 공동투자로 접근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현지 대응이 어려운 직접투자는 지양한다. '캘파인 대박'이 우연이 아니라 사전에 설계된 구조가 만들어낸 성과에 가까운 이유다.


공제회는 회원이 납입한 회비를 굴려 약속한 이자(급여율)를 지급해야 한다. 급여율보다 운용 수익률이 높아야 '체력'이 생긴다. 수익률이 낮아지는 국면을 방어할 여력도, 회원에게 줄 이자를 올려줄 여력도 여기서 나온다. 10%를 넘는 수익률을 2년 연속 거두며 공제회의 '롤모델'로 꼽히는 교직원공제회의 비결은 내부통제와 투자결정 시스템에 있다.

3단계 심의에 31년차 CIO…'시스템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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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온 이사장이 독단적으로 투자를 결정할 수 없는 구조가 핵심이다. 신규 대체투자는 투자실무협의회, 투자심의위원회, 임원회의 순으로 3단계 심의를 거친다. 그 이전에 자산운용부서가 투자 제안을 검토하고, 투자심사팀이 1차 리스크심사를 맡는다.


실무협의회에는 해당 자산운용부서원과 기금운용전략부서, 리스크관리부서 직원이 참여해 수익성·리스크 등 항목별로 5점 만점 채점을 한다. 규정상 전체 평균 3점, 개별 항목 평균 2점을 넘기면 투심위에 부의한다. 하지만 보통 4점 중반이 나오는 만큼 3점대면 추가 검토가 이뤄진다. 직원별로 점수를 매겨 합산하기 때문에 특정인의 청탁이나 압력이 작용할 수 없다는 게 교직원공제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투심위는 내부위원 3인과 외부위원 4인으로 구성되며, 외부위원은 법률·회계 전문가 각 6인과 대체투자 전문가 30인 이내로 짜인 전문가풀에서 선발한다.


시스템이 굴러가려면 그 시스템을 오래 지켜본 사람이 필요하다. 교직원공제회는 기금운용 경험이 많은 내부 출신을 최고운용책임자(CIO)로 승진시키는 관행을 이어왔다. 교직원공제회의 운용 철학을 공유하고 운용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관례가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현직 고재택 기금운용이사가 대표적이다. 1994년 입사해 금융투자부 주식운용팀장, 대체투자부 대체투자2팀장, 기업금융부장, 기금운용전략실장을 거쳐 지난해 1월 임명됐다. 주식과 대체투자, 기업금융을 두루 경험한 31년차 내부 인력이 90조원에 육박하는 자산의 운용을 지휘하고 있는 셈이다.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공제회 자산은 워낙 크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방향 전환이 사실상 불가능해 전임 이사의 투자 결정을 내부 인력이 이어받는 게 현황 파악이나 의사결정 속도 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환산 수익률 18.4%…부동산 줄이고 인프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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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말 기준 올해 수익률은 연환산 18.4%다. 목표 수익률 4.5%의 4배가 넘는다. 두 자릿수 수익률은 처음이 아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두 해를 제외하고 모두 10%를 넘겼다. 지난해 수익률은 10.6%로 공제회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국내외 주식시장 훈풍에 힘입어 주식에서 38%를 거둔 덕이다. 기업투자는 5.6%, 대체투자는 5.4%로 뒤를 이었다.


다만 이 수치는 지난 6월 말 기준이다. 7월 이후 국내 증시가 급락하며 국내주식 비중이 높았던 국민연금은 평가액이 큰 폭으로 줄었다. 교직원공제회의 주식 비중은 18.3%, 대체투자는 64.1%다. 자산배분의 차이가 같은 장세에서 다른 성적표로 이어지는 구조다.


46조7896억원의 대체투자 가운데 기업금융이 25.3%, 부동산이 21.3%, 인프라가 17.5%를 차지한다.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을 방어하려는 차원이다. 최근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 에쿼티는 선순위 대출을 유지하되 최대한 줄이는 대신 해외 인프라 비중을 늘리는 식이다. 장기 자금이라는 특성상 환금성이 떨어져도 꾸준히 수익을 내는 자산이 유리해서다. 금리 상승 흐름에 맞춰 국채 위주로 채권 비중도 소폭 늘렸다. 실제 지난해와 비교하면 부동산은 22%에서 21.3%로 떨어졌고, 인프라는 17%에서 17.5%, 채권은 17%에서 17.6%로 올랐다.


해외 비중 60% 돌파…뉴욕에 거점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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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이 불어날수록 투자 대상을 찾는 시야도 넓힌다. 국내 시장 규모가 자산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해외 자산 비중은 2022년 55.3%, 2023년 56.1%, 2024년 58.2%를 거쳐 올해 2분기 60%를 넘어섰다.


미국 뉴욕 현지 사무소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미 투자 플랫폼을 한 단계 끌어올려 글로벌 운용사(GP)와 투자은행, 개발사와의 접점을 넓히고 공동투자와 딜 소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사무소 인원은 확정됐으나 사무실 확보 절차가 늦어지는 중"이라며 "완료되는 대로 개소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자금을 맡기는 데 그치는 LP에서, 현지에서 직접 기회를 발굴하는 '액티브 LP'로 옮겨가겠다는 뜻이다.


체급은 이미 공제회 최대다. 올해 1분기 기준 운용자산은 89조2756억원으로 연기금을 포함해도 국민연금 다음이다. 5년간 자산 평균 증가율은 13.4%. 회원 수는 94만6307명으로 185만명의 노란우산공제회에 이어 두 번째다. 2020년 중장기 경영전략에서 세운 자산 57조원 목표는 57%, 회원 수 목표는 7%가량 초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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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케이(The-K)' 브랜드로 호텔·리조트·상조·골프장 등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여기에 얹힌다. 운용으로 번 돈을 회원에게 돌려주면 입소문을 타고 회원이 늘고, 다시 회비가 모이는 선순환이다.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고, 지급해야 할 공제금 대비 보유 자산 비율인 준비금적립률도 2023년 110.8%, 2024년 113.9%, 지난해 117.2%로 높아졌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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