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핵심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팝업스토어
상품보다 '경험'…경험소비 잡는 체류형 전략
#더현대서울은 지난달 영화 '스파이더맨' 개봉에 맞춰 방탈출과 보물찾기 콘셉트의 체험형 콘텐츠를 마련했다. 영화 개봉에 맞춘 이색 팝업스토어를 통해 가족단위 방문객을 끌어들인 것이다. 롯데월드몰도 영화 '사랑의 하츄핑 : 고래보석의 전설' 개봉에 맞춰 하츄핑 굿즈 팝업을 열었다. 폭염을 피해 영화관 등 실내를 찾는 고객들을 팝업과 연계해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이다.
지난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진행된 AI 크리에이터 '정서불안 김햄찌'의 첫 팝업스토어는 사전 예약 시작 10분만에 매진 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백화점이 팝업스토어 성지로 부상했다. 인기 지식재산권(IP) 캐릭터와 K팝 아티스트, 힙한 브랜드를 앞세운 이색 팝업을 잇따라 유치하면서 쏠쏠한 집객효과를 보면서다. 여기에 최근기록적인 폭염으로 백화점이 '도심 속 피서지'로 떠오르면서 성수동에 쏠리던 팝업 수요도 이동하는 모습이다.
7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 현대 등 3대 백화점의 팝업스토어 운영건수는 최근 3년 새 2~3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팝업스토어를 고객을 끌어들이는 핵심 콘텐츠로 보고 운영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팝업 성지'로 꼽히는 더현대서울의 연간 팝업 운영 건수는 2022년 210여 건에서 2023년 440여 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2024년 480여 건, 지난해에는 660여 건까지 증가, 올 상반기에는 330여회 진행했다. 사실상 하루에 2건 가까운 팝업이 열리는 수준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약 400여건의 팝업을 진행하며 지난해 전체 팝업 진행 건수를 뛰어넘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잠실롯데월드몰의 대형 공간을 활용한 점이 특징으로 올 상반기 약 450여건의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백화점들이 팝업을 확대한 배경은 '집객 효과'다. 팝업은 고객의 방문 이유를 만드는 대표적인 콘텐츠로, 한정 기간만 운영되는 희소성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확산 효과를 앞세워 고객을 끌어 모으고, 이를 통해 식음료(F&B)와 패션, 리빙 등 다른 매장 소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과거 백화점이 입점 브랜드를 중심으로 고객을 모았다면, 이제는 팝업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고객을 먼저 모으고 쇼핑으로 연결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팝업이 연중 내내 상시화 되어있어 팝업기간 내 식음 또는 인근 매장 매출 집계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지만, 팝업이 연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수동의 팝업 성공 공식이 백화점으로 옮겨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수동이 새로운 브랜드를 가장 먼저 경험하고 인증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면, 백화점은 그 기능을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성수동에서 화제가 된 브랜드가 이후 백화점에 입점하는 흐름이 일반적이었다면, 이제는 백화점이 직접 화제성 높은 브랜드와 IP를 선점하며 고객 경험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다.
특히 백화점들은 단순한 브랜드 팝업을 넘어 공연과 전시, 캐릭터, K팝 등 문화 콘텐츠와 결합한 대형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특정 행사나 지역 축제, 대형 공연 일정과 연계해 단독 팝업을 유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2025 MAMA 어워즈 단독 팝업스토어'를 비롯해 '오징어게임3 피날레 팝업스토어' 등 K콘텐츠와 연계한 팝업을 업계 단독으로 진행한 바 있다. 고객이 쇼핑만을 위해 백화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보내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인식하도록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최근 이어지는 폭염과도 맞물린다. 연일 35도를 웃도는 무더위로 실내 공간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백화점은 쇼핑과 식사, 체험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체류형 소비를 강화하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객이 팝업을 보기 위해 방문하고, 자연스럽게 식음료와 쇼핑, 문화 콘텐츠까지 함께 소비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한국 때문에 망했네" 급등해도 아무도 안 산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좋은 브랜드를 많이 입점시키는 것이 백화점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이 일부러 찾아올 만한 콘텐츠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으로 바뀌고 있다"며 "팝업은 단기 행사가 아니라 고객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백화점을 반복 방문하게 만드는 핵심 전략"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