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세제개편안 발표
주차장업·창고업 공제 제외
제3자 승계 과세특례 신설

정부가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장기 경영 기업 중심으로 전면 손질한다.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는 최소 경영기간을 현행 10년에서 30년으로 대폭 강화하는 대신, 장기간 기업을 경영할수록 상속세 공제 규모를 늘려 최대 1000억원까지 세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그동안 편법 상속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을 반영해 적용 요건은 강화하고,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축적한 기업의 승계는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재정경제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가업상속공제를 받기 위한 피상속인의 최소 경영기간은 현행 10년에서 30년으로 늘어난다. 상속 후 사후관리 기간 역시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된다. 가업을 물려받은 상속인이 세금 감면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지켜야 하는 '사업유지 의무기간'이 기존보다 2배 늘어난다는 의미다. 피상속인이 20년 이상 30년 미만 경영한 경우 부족한 기간만큼 상속인의 사후관리 기간은 추가 연장된다. 예를 들어 부모가 기업을 27년 운영한 뒤 상속했다면 상속인은 기본 10년에 부족한 3년을 더한 총 13년간 사업을 유지해야 한다.

공제 문턱을 높인 대신 공제 한도는 현행 6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확대했다. 기존 피상속인의 경영 기간이 10년·20년·30년 이상일 경우 각각 300억·400억·600억원으로 나누어졌던 공제한도가 피상속인의 '경영연수x20억원' 방식으로 개편된다. 예컨대 현행 제도에서 기업을 40년 혹은 50년 경영해도 최대 공제액은 600억원으로 동일했다. 하지만 개편안이 시행되면 40년 이상 장기간 회사를 운영한 기업은 현행보다 더 큰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사전브리핑에서 "장기간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축적한 기업일수록 더 큰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공제 체계를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카페 앤 베이커리페어'를 찾은 시민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고양=김현민 기자 kimhyun81@

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카페 앤 베이커리페어'를 찾은 시민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고양=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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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 기준 강화…주차장업·창고업 공제 제외

정부는 가업의 정의도 처음 법률에 명시했다. 앞으로 특허권, 산업기술, 숙련기술, 영업비밀 등 전문 기술과 경영상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만 '가업'으로 인정한다. 프랜차이즈나 부동산 임대수입이 주된 기업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공제 대상 업종도 한국표준산업분류 세세분류 기준 727개 업종으로 재편하고 시행령이 아닌 법률에 규정한다. 이에 따라 주차장업, 창고업, 마트, 버스·택시 운송업, 병원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음식점업은 직접 제조·조리하는 경우만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대형 베이커리 카페라도 직접 빵을 만들어 판매하면 대상이 되지만, 단순 유통·판매 위주라면 공제를 받을 수 없다. 다만 백년소상공인이나 명문장수기업으로 지정된 기업은 업종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한다.


정부는 또 민관 합동 심사위원회를 신설해 해당 기업이 '가업'에 해당하는지, 업종 변경이 불가피한지 등을 심사하도록 했다. 지금보다 공제 심사를 한층 엄격하게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공제 대상 토지도 축소된다. 건축물 바닥면적 대비 인정 면적은 현행 상업지역 3배, 공업지역 4배, 도시지역 외 7배에서 수도권(인구감소지역 제외) 2배, 기타 지역 3배로 줄인다. 토지 면적당 공제 한도도 1㎡당 1000만원으로 신설된다. 예를 들어 공장보다 훨씬 넓은 유휴 토지를 보유한 기업은 지금보다 공제 대상 토지가 줄어들 수 있다. 정부는 "현재 공제 대상 자산의 60% 이상이 토지"라며 "과도한 토지 보유를 통한 상속세 회피 유인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제 방식도 바뀐다. 지금까지는 제조업과 부동산 임대업을 함께 하는 기업이라도 주업종이 공제 대상이면 사업용 자산 전체를 공제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제조업 등 공제 대상 업종에 해당하는 부분만 공제를 적용한다. 만약 제조업 매출이 80%, 임대업 매출이 20%라면 제조업에 해당하는 자산만 공제 대상이 되는 셈이다.

[2026 세제개편]'꼼수 절세' 가업상속공제, 인정기준 10년→30년 강화 원본보기 아이콘

후계자 없어도 승계 지원…제3자 세제혜택 신설

정부는 후계자가 없는 기업의 사업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제3자 사업승계 과세특례도 신설한다. 매도자는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의 매출액 5000억원 미만 중소·중견기업을 20년 이상 경영한 60세 이상 최대 주주여야 한다. 해당 요건을 충족하면 주식이나 사업용 자산 양도 시 양도소득세를 20% 감면받을 수 있다. 매수자는 같은 업종을 10년 이상 경영한 기업이나 기업인, 또는 해당 기업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이 대상이다. 이들에게는 5년간 소득세·법인세를 10% 감면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없어 회사를 물려줄 사람이 없는 65세 제조업 대표가 25년간 함께 일한 임원이나 같은 업종의 중소기업 대표에게 회사를 넘기는 경우에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세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승계 이후에는 자산과 지분, 고용 유지, 사업 지속 등 사후관리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이는 2028년 1월 이후 양도하는 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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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부총리는 "가업상속공제는 당초 제도 취지에 부합하도록 공제 대상 업종, 요건, 공제 한도를 재설계해 전문 기술과 노하우의 승계에 공제가 적용되도록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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