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 개편, 실거주 14억·비거주 9억 공제
공정시장가액비율 최고 80%…세부담 상한 200%
40억원 아파트 안 살면 종부세 263만→1114만원

내년부터 공시가격 14억원(시가 약 20억원)을 넘는 집 한 채를 가진 사람은 그 집에 직접 살지 않으면 종합부동산세를 더 낸다. 1주택자라 하더라도 '실거주'하지 않으면 사실상 페널티를 주겠다는 것이다. 대신 공시가격 14억원 이하 1주택자는 내년부터 종부세를 내지 않는다. 지금은 공시가격 12억원만 넘으면 실제 사는지와 관계없이 같은 기준으로 세금을 매긴다. 지난해 고지기준 48만577명이 종부세 개편안 영향권에 들게 된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스카이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 윤동주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스카이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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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1주택자가 종부세를 내기 시작하는 기준을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인다. 14억원을 넘으면 세금 계산은 거주 여부에 따라 나뉜다. 직접 살면 14억원을 빼고, 살지 않으면 9억원만 뺀다.

종부세를 계산할 때는 주택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액을 뺀 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구한다. 과세표준에 구간별 세율을 적용해 산출세액을 계산하고, 세액공제와 세부담 상한을 반영하면 납부할 종부세가 정해진다.


정부는 이번 개편에서 이 종부세 산식의 3대 핵심 변수인 기본공제,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을 동시에 조정했다. 여기에 세금이 한꺼번에 뛰는 것을 막아 주던 세부담 상한도 손봤다. 기존에는 전년도 산출세액의 150%까지만 허용했으나 이번 개편으로 200%까지 늘려 세금 오른 만큼 집주인이 고스란히 부담하도록 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재 60%에서 2027년 70%, 2028년 80%로 차례대로 오른다. 내년엔 주택 수나 지역과 상관없이 일괄 적용되고, 2028년부터는 어떤 집을 보유했느냐에 따라 갈린다. 조정대상지역에 집이 있더라도 1주택자라면 2028년에도 70%를 적용받고, 지역과 상관없이 집을 세 채 이상 가진 사람이나 집이 두 채인데 그중 한 채라도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사람은 80%를 적용받는다.


'똘똘한 한 채'의 역습…비거주·40억원 이상 초고가 종부세 부담 커진다[2026 세제개편] 원본보기 아이콘

2028년 주택 수별 세율 폐지…1·2주택도 최고 5%

주택 수에 따라 달랐던 과세표준별 세율도 2028년부터 집값 기준으로 통일한다. 현재는 같은 가격의 집을 보유해도 1·2주택자보다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높은 세율을 매긴다. 개편 후에는 주택 수와 관계없이 고가주택에 현재 3주택자 세율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과세표준 25억원 초과~50억원 이하인 1·2주택자의 세율은 현행 1.5%에서 2027년 2%, 2028년 3%로 오른다. 과세표준 50억원 초과~94억원 이하는 2%에서 4%, 94억원 초과는 2.7%에서 5%로 높아진다.


'똘똘한 한 채'의 역습…비거주·40억원 이상 초고가 종부세 부담 커진다[2026 세제개편] 원본보기 아이콘

세율표만 보면 '초고가 주택' 증세 타깃은 세율이 1.5%포인트 급등하는 과표 25억~50억원 구간이다. 하지만 세금 부담을 체감하는 건 시가 40억원대부터다. 비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 축소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으로 과세표준이 세율 2% 구간까지 올라가고 장기보유 공제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은 세제개편안 브리핑에서 "시가 40억~50억원 수준을 초과하면 세 부담이 상당히 많이 급증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주택 수와 관계없이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던 과표 6억원 초과~12억원 이하 세율도 기존 1%에서 2027년 1.3%로 올리기로 했다. 실거주 1주택자 공제 확대가 고가주택 감세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줄이고 바로 위 구간과의 세율 차이를 좁히는 효과가 있다. 거주 1주택자 기준으로 시가 약 32억7000만원에서 45억원대인 주택이 해당한다. 전·월세 낀 강남권과 한강변 고가 아파트가 몰린 가격대다.


결과적으로 이 인상 폭은 시세 30억~40억원대 '똘똘한 한 채'를 전·월세 주고 비거주하는 1주택자들에게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거주자는 14억원의 넉넉한 기본공제를 받아 과세표준을 6억원 아래로 떨어뜨려 최저세율(0.7%)을 적용받는 반면, 비거주자는 기본공제가 9억원으로 쪼그라들어 결국 인상된 1.3% 세율 구간(과표 6억~12억원)으로 진입하게 되기 때문이다.


고령·장기보유 공제 600만원 제한…종부세 2조 더 걷어

초고가 주택을 장기 보유한 고령자들의 불만도 예상된다. 이번에 '종부세 최대 공제액 상한선'이 신설되어 1주택자 고령·장기보유 세액공제는 2027년 800만원, 2028년부터는 600만원까지만 인정된다.


현재는 최대 80%라는 공제율만 있고 공제받을 수 있는 금액에는 한도가 없어 산출 세액이 1억원이 나오더라도 요건만 맞으면 80%인 8000만원을 고스란히 공제받을 수 있었다.


이에 따른 반발을 의식해 종부세 납부유예 문턱을 낮추는 보완책도 함께 내놓았다. 소득 요건을 완화하고 10년 이상 거주자나 납세보증보험 담보 시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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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세수가 모두 3조443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종부세 증가액이 2조1815억원으로 전체의 63%를 차지한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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