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장·차관, 국회 보좌진 등 전문가 배치
AI 도입·실무형 인재 영입 등 차별화 나서

오는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주요 로펌의 대관(對官) 및 입법 자문 조직이 발 빠르게 움직이며 '국감 전초전'을 치르고 있다. 과거 기업들은 사내 전담 조직을 통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한 대관 업무를 직접 처리해 왔지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과 공무원 접촉 규칙 강화 등으로 직접 소통의 문턱이 높아졌다. 여기에 국정 농단 사태를 거치며 기업 자체 대관 조직이 대폭 축소되거나 해체되면서 기업들의 정무·규제 리스크 관리는 대형 로펌으로 차츰 외주화(아웃소싱)하는 추세다.


대관 및 입법자문팀은 주요 기업 오너의 국감 출석을 조율하거나 의원별 관심·전문 분야를 분석해 핵심 사업부문의 법안을 통한 규제 리스크를 막는 데 집중하기도 한다. 로펌들은 관료 출신 고문과 전문위원, 입법·규제 전문 변호사들을 포함한 전담 조직을 꾸려 원스톱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Invest&Law]로펌들, 10월 국감 대비 '총력전'…기업 리스크 방어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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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관부터 국회 실무진까지 영입 다변화=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태평양은 150여명 규모의 '규제대응 솔루션 센터'를 가동 중이다. 태평양은 금융, 통상, 과학기술, 에너지 등 각 분야 정책을 설계했던 전문가들이 변호사들과 매트릭스 구조로 협업한다. 강원도 경제부지사 등을 역임한 우병렬 규제그룹장(외국변호사)이 센터를 총괄하며,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 조의섭 전 국회예산정책처장(차관급), 박화진 전 고용노동부 차관, 조경식 전 과기정통부 차관, 임재현 전 관세청장 등이 합류해 전문성을 높였다. 태평양 규제대응 솔루션 센터는 액화천연가스 냉열 활용을 위한 도시가스사업법 개정, 감사원 적극행정 사전컨설팅을 통한 울릉샘물 사업 허가, 법제처 유권해석을 통한 개발사업 교육환경영향평가 면제 등의 성과를 보였다.


세종은 로펌 업계 최초로 실무진 중심 전담팀을 꾸렸다. 120여명 규모의 '입법전략자문그룹' 전문가 대다수가 국회사무처, 보좌진, 정부 부처 등 출신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차관급)을 지낸 백대용 변호사(사법연수원 31기)가 그룹을 이끈다. 전 국회사무처 수석전문위원으로 30여년간 국회 입법 실무를 담당해온 장대섭 고문과 남형기 전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윤형중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이 핵심이다. 각종 정부 조사 관련 유관 기관 대응 자문을 수행했고, 기업 위기 발생 시 종합상황실과 현장 대응센터를 가동하는 원스톱 대응체계를 운용 중이다.

광장은 2011년 출범한 법제컨설팅팀을 2017년 'RGA 솔루션 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현재 60여명의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다. 3선 국회의원 출신 우윤근 변호사(22기), 진정구 전 국회사무처 입법차장,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 간사를 역임한 이종석 변호사(29기) 등이 규제 이슈에 대응한다.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안경덕 전 고용노동부 장관,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등 고위 관료 출신 자문진도 포진해 있다. 세계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정책 대응 프로젝트 자문,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의 행정행위 대응 자문 등의 실적을 냈다.


율촌은 30여명 규모의 '입법전략대응팀'을 가동 중이다. 입법 기술, 정무 판단, 기업 논리를 고려해 국회·정부 규제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한다.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출신 박지웅 변호사(37기)와 구기성 전 국회사무처 입법차장, 구승희 전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 등이 포진하고 있다. 윤상직·손금주 전 국회의원, 문승욱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과도 협업한다.


◆AI·데이터로 승부수 건다= 최근 로펌 대관 업무의 또 다른 특징은 '발품'과 '인맥'에 의존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의원들의 과거 발의 이력과 발언 등을 분석해 법안 통과 확률을 점수로 매기는 방식을 사용하거나 계량경제학 교수를 영입해 데이터 분석을 하는 흐름도 생겨났다.


화우가 운영하는 약 50명 규모의 'GRC 그룹'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입법 상황을 분석해 가능성을 수치로 도출하고 대응의 골든타임을 제시하는 'AI 입법 예측 모델 및 정치적 위험 분석 시스템(가칭)'을 구축했다. 공정위 할부거래과장을 역임한 홍정석 그룹장(변시1회)를 필두로 박광온 전 민주당 원내대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이인복 전 대법관(11기), 손창동 정 감사위원 등이 고문으로 협업하며 복합쇼핑몰 영업시간제한 관련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원자력발전사업자 관리·감독 법률 제정안 등에서 실적을 냈다. 홍정석 화우 GRC 그룹장은 "규제는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가 아니라 데이터로 관리할 수 있는 변수"라며 "소송이 아니라 입법 이전 단계에서 기업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지평 역시 지난해 1월 기존 조직을 20여명 규모의 '공공정책솔루션센터'로 확대 개편하며 대관 솔루션 제시에 집중하고 있다. 지평법정책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국회 입법 절차 가이드북을 발간했고, 국정감사 대응 매뉴얼 발간을 준비하는 등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병행 중이다. 임성택·사봉관 대표변호사(22·23기)와 국회 보좌관 출신 김진권 센터장(변시 2회), 서정협 전 서울시장 권한대행, 헌법재판관을 역임한 이공현 명예대표변호사(3기) 등이 주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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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별도의 입법 자문 전담 조직을 두지 않는 대신 분야별로 입법 및 행정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와 전문가들이 사안별 맞춤형 대응을 제공하고 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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