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야외 수영' 열풍…SNS 타고 확산
폭우 뒤 하수·농업 폐수 유입…감염병 위험 커져
영국과 미국, 호주 등에서 폭염을 피해 강과 호수 등 자연 수역에서 즐기는 '오픈 워터 스위밍(open-water swimming)', 이른바 '야외 수영(wild swimming)'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에메랄드빛 강물과 숲속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는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수와 농업 폐수, 설치류 배설물, 독성 조류 등으로 오염된 물에서는 각종 감염병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야외 수영' 열풍…유럽 도시들 수질 개선 박차
BBC는 야외 수영이 SNS 확산과 도시의 '블루 스페이스(Blue Space)' 확대 정책에 힘입어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여가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자연 속에서 수영하거나 강변을 산책하는 활동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인기를 키웠다.
이에 유럽 주요 도시들도 시민들이 강에서 수영할 수 있도록 수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 파리는 센강 정화 사업에 약 14억유로(약 2조2000억원)를 투입해 아우스터리츠역 인근에 빗물 약 5만㎥를 저장할 수 있는 대형 지하 저수조를 건설했다. 지난해 올림픽을 계기로 수질 개선에 속도를 낸 데 이어 최근에는 일부 구간을 일반 시민에게 개방했다.
영국 런던도 템스강 수질 개선을 위해 총연장 약 25㎞의 초대형 하수 터널 '타이드웨이(Tideway)'를 운영하고 있다. 최대 160만㎥의 하수와 빗물을 저장한 뒤 처리시설로 보내 하천으로의 직접 방류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폭우 뒤 급격히 나빠지는 수질…'수질 양호' 판정도 안심 못 해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질 개선 사업이 진행되고 있더라도 폭우가 내린 직후에는 강과 호수의 수질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비가 많이 내리면 하수 처리 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을 넘어서면서 오수가 강으로 흘러들고, 농경지에서는 가축 분뇨와 비료가 빗물에 섞여 유입된다. 여기에 도로 오염물질과 강바닥 퇴적물까지 뒤섞이면서 단시간에 수질이 크게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셰필드대 환경미생물학자 이사벨 두테렐로 솔레르는 "폭우나 폭풍 이후에는 하수 유출과 지표면 오염수, 퇴적물 때문에 도시 하천의 수질이 최소 24~72시간 동안 수영하기에 안전하지 않은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평소 '수질 양호' 판정을 받은 장소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수질 검사는 일정 주기로 실시되기 때문에 폭우 직후 발생한 오염은 즉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전문가들이 공식 수질 등급뿐 아니라 최근 강우 여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이유다.
대장균·슈퍼박테리아까지…"폭우 뒤 2~3일은 입수 자제"
오염된 물을 삼키면 설사와 복통 등 위장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특히 대장균과 장구균 같은 세균은 물론 항생제 내성을 가진 이른바 '슈퍼박테리아'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설치류의 소변을 통해 전파되는 렙토스피라증과 농업 폐수에 포함된 각종 병원균, 여름철 증식하는 남조류(청록조류)의 독소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감염될 경우 설사와 구토, 발열, 피부 발진, 귀와 눈의 염증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렙토스피라증은 드물지만 신장이나 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독성 남조류는 피부 자극은 물론 심한 경우 간과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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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야외 수영을 즐길 경우 폭우가 내린 뒤 최소 2~3일은 입수를 피하고, 상처가 있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물에 들어가지 말 것을 권고한다. 또 물을 되도록 삼키지 말고 수영 후에는 깨끗한 물로 몸을 씻어 감염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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