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남 양산의 기온이 42.5도까지 치솟았다. 122년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다. 한 지역이 닷새 연속 40도를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반도에 새로운 기후 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양산만의 일이 아니다. 전국이 펄펄 끓고 있다. 서울은 이번 주 내내 최고 기온 37도가 예보됐다. 아스팔트 열기까지 더하면 야외 체감온도는 40도에 육박할 전망이다. 사막 한복판에 서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더위다.
전에 없던 폭염에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집계에 따르면 2일까지 올해 온열질환자는 1889명, 추정 사망자는 14명이다. 8월 첫날에만 96명이 쓰러졌다. 2020년 1793명이던 온열질환자는 지난해 5529명으로 늘어 5년 새 3배 이상 증가했다. 산업 피해도 만만치 않다. 지난 1일까지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43만여마리, 어류는 16만여마리를 넘어섰다.
정부도 비상 대응에 나섰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2일 관계 부처와 지방정부에 폭염 총력 대응을 긴급 지시했고, 이날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단계로 격상됐다. 고용노동부는 체감온도 33도 이상일 때 2시간마다 20분씩 휴식을 의무화했다. 해양수산부는 고수온 위기경보를 '심각Ⅰ'로 올려 비상대책본부 가동에 나섰다.
문제는 경보 발령과 문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장 대응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 2일 경기 김포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다 쓰러진 80대 남성의 사례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마을방송과 가두방송을 수시로 내보내고, 공무원과 이장 등이 협업해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 계도하는 촘촘한 현장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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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대응하는 제도적 보완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체감 온도와 작업 강도에 따른 의무 휴식·작업 중지 기준을 법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업종별 노동 조건이 다른 만큼 각 업종의 특성에 맞는 세부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고수온으로 어류가 폐사할 경우에는 축산업과 달리 보상금 같은 직접 보상 체계가 없다는 점은 문제다. 재해보험에 가입한 어가는 오히려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모순도 있다. 이런 제도적 허점부터 서둘러 손봐야 한다. 폭염을 더 이상 예외적 재난이 아니라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대응 체계 전반을 근본적으로 새로 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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