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환율, 평균 39.1원·월말 기준 125.4원 급락
외국인 헤지 비율 조정+하이닉스 ADR발 수급 개선
엔화 약세, 미일 공동 개입 "추가 공조 주저 않겠다"
이달 숨 고르기 속 1400원 하회 시도 '주목'

7월 원·달러 평균환율이 한 달 만에 40원 가까이 내렸다. 월말 기준으로는 125원 급락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매도세 약화와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자금 유입 기대에 따른 기업 환전 수요 확대 등이 작용한 결과다. 월말 엔화 약세에 대응한 미국과 일본의 공조 개입 역시 원·달러 환율 약세를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원화 강세 재료가 집중된 만큼 8월 원·달러 환율은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다만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 이달에도 상당 부분 유효한 만큼, 1400원을 밑도는 추가 하락이 이뤄질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하고 있다.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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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환율, 평균 39.1원·월말 기준 125.4원 내렸다

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달 주간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평균환율은 1488.9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1485.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 6월 평균이 1528.0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월평균이 39.1원 내렸다.


월말 기준으로는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31일 주간 종가는 1424.0원으로 6월 말(1549.4원)보다 125.4원 급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150.5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날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 대비 올라 1430원 선에서 움직이는 모습이다. 오전 9시40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32.4원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 헤지 비율 조정+하이닉스 ADR발 수급 개선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단기 자금 유입을 통한 달러 공급 확대의 영향이라고 봤다. 이는 외국인 헤지 비율 조정에 따른 대내 달러 공급 여건 개선, SK하이닉스 ADR 상장발 원화 강세 기대로 국내 기업 환전 확대 등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 가치가 하락하면 보유 자산 대비 헤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며 "주가가 하락한 만큼 헤지된 원화 자산의 명목 가치는 줄어드는데 헤지 계약 규모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실질적인 헤지 비율은 목표치를 상회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외국인은 헤지 규모 일부를 청산해 비율을 재조정한다. 이 과정에서 거래 상대방인 은행의 반대매매를 통해 국내 달러 매도가 나오며 원·달러 환율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해 7월 중 원·달러 환율 급락이 발생했던 거래일에 오히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대규모 순매도가 동반됐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월초 SK하이닉스 ADR 상장이 촉발한 원화 강세 기대감이 작용하며 원·달러 하락이 단기 추세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달러화 매도 물량이 가세했을 가능성도 높게 봤다. 그동안 수출 호조로 누적됐던 달러화 예금의 환전이 집중될 경우 환율 하방 압력이 강화된다. 8월 말 법인세 중간예납 일정을 앞두고 통상 7~8월 기업의 달러 예금 환전 수요가 증가하는 계절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말~4분기 성과급 지급이나 연말 재무제표 외환 노출도 관리 유인이 있어 3분기 외환시장 내 달러 공급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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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에 이례적 미일 공조 개입

월말 미국과 일본의 외환 정책 공조 역시 원·달러 환율 하락 폭 확대에 일조했다. 엔·달러 환율은 최근 164엔에 육박하며 약 40년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에 지난달 30~31일 일본 외환 당국이 엔화를 대규모 매수하고 달러를 내다 파는 개입에 나섰다. 미국 재무부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을 통해 유로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시장 개입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입 규모는 6조~7조엔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해 미국이 엔·달러 시장에 개입했다고 확인했다. 앞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미국 연방정부 각료회의 현장에서 촬영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의 메모지에 "할 일(To Do)"이라는 문구와 함께 "일본 엔(JPY) 50억~100억 달러"라고 적힌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날 일본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 역시 미국과 일본 정부가 공동으로 지난달 31일 엔화 매수 개입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이번 개입이 지난해 9월 발표한 미·일 재무장관 공동성명에 따라 실시된 것이라며 "앞으로의 추가 공동 개입에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달 30일 밤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해 1420원을 밑돌았던 데는 한국 외환 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 역시 이뤄진 결과라고 보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대한 안도감과 함께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해 미·일 외환 당국이 강력한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한 영향으로 엔화 가치가 급등했다"며 이 영향에 원·달러 환율 역시 낙폭을 키웠다고 짚었다.


이달 숨 고르기 속 1400원 하회 시도 주목

전문가들은 이달 원·달러 환율은 숨 고르기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봤다. 지난달 100원 이상 급락한 데 따른 되돌림 압력과 저가 매수성 달러 수요가 유입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 매도세 약화와 기업 환전 수요 요인은 달러 공급 우위 환경을 유지하는 요인"이라며 "엔화 약세 장기화에 정책당국 개입이 추가될 가능성 역시 엔화와의 동조 속 원화 강세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3분기 말까지 박스권 등락 속 저점 낮추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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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로는 엔화 추가 강세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박 연구원은 "이례적이라고 평가받는 미·일 외환 당국의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 효과가 지속될지 여부가 엔화는 물론 달러화 흐름을 결정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1400~1450원 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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