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李대통령 비난하며 '다시는 한국 주식 안 산다'"…개미 분노 집중 조명
블룸버그통신 7월 '롤러코스피' 분석
투자심리 붕괴…신뢰 회복 장기화 전망
레버리지 ETF 출시한 李정부 책임론도
더불어민주당 당시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해 5월29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린 서초구·강남구 유세에서 '코스피 5000 시대'를 들어 보이며 경제회복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국내 증시를 강타한 유례없는 변동성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고 있다. 한 달 사이 폭락과 급등이 반복된 장세 속에서 공격적 투자 성향으로 유명했던 한국 개미들마저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외신은 이를 단순 조정이 아닌 '신뢰 붕괴'의 신호로 해석하며 지수 반등보다 투자심리 회복이 더딜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 아닌 카지노"…개미 이탈 조짐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코스피 폭락에 무너진 개미들, 이재명을 비난하며 다시는 안 산다고 다짐한다(Crushed by Kospi Rout, Angry Koreans Rip Lee and Vow Not to Buy)'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급격한 심리 악화를 집중 조명했다.
앞서 지난 7월 코스피는 한 달 동안 22% 급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월말 하루 동안 18% 급등하는 기술적 반등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이날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도에 나서며 시장을 이탈했다.
매체는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후반 김한경씨의 인터뷰를 전했다. 그는 지난 5월 초 처음으로 한국 주식에 손을 댔다가 다시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김씨는 "그때는 코스피 광풍의 시대였다. 완전히 열기에 휩쓸렸다"며 "지금은 솔직히 무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가지 규칙을 마음에 새겼다고 했다. 첫째는 한국 주식에 투자하지 않는 것, 둘째는 첫 번째 규칙을 지키는 것이다.
시장 전반에서는 "한국 증시는 더 이상 투자 시장이 아니라 카지노에 가깝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7년 이상 투자 경험을 가진 김동우씨 역시 "이 정도 변동성은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78조 유입 뒤 급락…레버리지 ETF '불씨' 논란
블룸버그는 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허용하면서 지난 5~6월 약 78조원(542억달러)의 자금이 코스피로 유입됐지만,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당 상품이 오히려 폭락을 부채질하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아파트를 담보로 5000만원을 대출받아 투자한 이정민씨는 "정부가 레버리지 ETF로 불에 기름을 부었다"며 "주식시장을 카지노처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랄레 아코너 이토로 글로벌 시장 애널리스트는 "쏠린 거래가 레버리지를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라며 "디레버리징은 며칠 만에 끝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기술주와 반도체주의 큰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책 대응 '뒷북' 논란…정치 리스크 확산
정부의 대응 역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중순에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신규 상장을 중단하고 기본 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이 확산했다. 국민청원에는 3만5000명 이상이 참여했고, 정치권에서도 정책 책임론이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태가 "이 대통령 정치 브랜드의 핵심을 건드리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코스피 5000' 정책과 자본시장 개혁 기조에 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주가치 제고와 시장 선진화를 내세운 정책이 오히려 '투기적 시장'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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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AI 열풍 자체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코스피도 올해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한 번 무너진 개인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주가 반등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블룸버그에 "개인투자자들이 정부에 격노해 있다"며 "분노와 비판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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