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위 구성한 직협, 경찰청장 대행에 서한
긍정적 효과는 외면한 '향찰 몰아가기' 반대
지휘부 책임 덮으려는 일방적인 감찰 증원

경찰의 노동조합 격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가 강제적인 순환인사제 확대에 반대하며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항의서한문을 보냈다. 주민 밀착형 치안을 구현해온 긍정적 효과는 무시한 채 '장기 근무는 곧 유착 비리'라는 오류에 기반한 정책을 밀어붙인다고 반발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강제 순환인사 반대 등 경찰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공동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는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앞으로 발송한 서한을 통해 "경찰청이 추진 중인 강제 순환인사 방침과 감찰부서 증원 계획은 현장 경찰들의 사기를 짓밟고 지휘부의 관리·감독 소홀과 책임을 일선 직원들에게 전가하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즉각적인 전면 철회와 지휘부의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직협은 순환인사제 확대 등에 반발해 투쟁위를 구성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가 지난달 29일 오후 전국 경찰 단위직협 연석회의에 앞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현관 앞에서 '강제 순환인사 반대'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가 지난달 29일 오후 전국 경찰 단위직협 연석회의에 앞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현관 앞에서 '강제 순환인사 반대'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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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위는 일부의 일탈을 이유로 전체 경찰관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장윤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핵심 증거물을 인멸한 전 광주 광산경찰서 강력팀장의 행동이 단순히 해당 지역에서 오래 근무했기 때문에 발생한 향찰(鄕察)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다.


투쟁위는 "장윤기 사건은 개인의 도덕적 일탈과 내부 관리·감찰 시스템의 작동 미비에서 발생한 문제이지, 특정 지역 장기 근무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가 아니다"라며 "손쉬운 강제 이동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지휘부의) 태도에 현장은 깊은 모멸감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근거 없는 지역 유착 프레임을 거두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실제 한 지역에 오랜 시간 근무한 경찰은 관할 지역의 치안 특성을 깊이 파악하고 사건 해결이나 주민 밀착형 치안을 구현하는 데 기여해왔다. 투쟁위는 비순환 지역의 유착 범죄율이 타 지역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다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있는지, 있다면 즉시 현장에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실질적인 치안력 보강이나 수사역량 제고가 아닌 감찰 강화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투쟁위는 "현장 인력의 공백 해소는 외면한 채 관련 부서와의 사전 협의조차 없이 감찰 인력부터 늘리겠다는 결정은 지휘부의 정책 실패를 감시와 통제로 덮으려는 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현장을 억압하려는 일방적인 감찰 증원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장윤기 사건으로 불거진 수사 부실·은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순환인사제 확대 도입,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관련 사건 의무 보고(상피제), 국가경찰위원회 내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조사국) 설치, 국가수사본부장 직속 내부비리수사대 신설 등 대책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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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에는 김남준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연수원 22기)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경찰 수사 개혁위원회'를 출범했다. 수사개혁위는 경찰이 제시한 대책의 실효성과 수사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제도 논의, 현장 의견 수렴 등 활동을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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