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팬시지 가격 5% 인상
무림SP도 특수지 가격 8~9% 올려
러-우 전쟁·미-이란 갈등에 원가 부담
가격 전가 쉬운 특수지 시장 골라

제지업계가 특수용지 가격을 잇달아 인상하고 나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높아진 원가 구조에 미국-이란 갈등으로 에너지와 물류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누적된 비용 상승분을 더는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에서다.

무림P&P 공장에 완성된 펄프 제품이 쌓여 있다. 아시아경제DB

무림P&P 공장에 완성된 펄프 제품이 쌓여 있다.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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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팬시지 브랜드 '인스퍼(INSPER)' 가격을 지난 7월1일 출고분부터 약 5% 인상했다. 이번 인상은 러프그로스지, 색지, 무늬지, 펄지, 티끌지 등 다양한 팬시지 제품군에 폭넓게 적용됐다. 무림SP도 지난 7월20일 출고분부터 색종이 원지와 아이스콘지 등 특수기능지 가격을 8~9% 인상하는 방침을 협력사에 통보했다.


이번 가격 인상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수년간 누적돼 온 원가 부담이 꼽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과 해상운임이 급등하며 제지업계의 제조원가가 구조적으로 높아진 데 이어, 올해 미국-이란 전쟁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확대되면서 전력비와 물류비 부담이 다시 불어났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 가격은 톤당 760달러로, 지난 4월 미국-이란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당시 t당 780달러까지 치솟은 이후 다소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제지업계 특수지 가격 줄줄이 인상…"누적 원가부담 한계" 원본보기 아이콘

일각에서는 제지업계가 가격 전가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특수지 시장을 우선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수지는 일반 인쇄용지에 색상과 질감, 기능성 등을 더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출판·패키지·문구·산업용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인쇄용지와 달리 제품별 차별성과 기술력이 중요하고 기능성을 중시하는 수요가 많아 가격 저항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다.


반면 인쇄용지는 공급업체가 많아 가격 경쟁이 치열한 데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쇄용지 가격 담합 제재까지 겹치면서 가격 조정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업계가 가격 인상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특수지 시장을 중심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특수지 가격 인상이 곧바로 소비자 물가를 크게 자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완제품 가격에서 종이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가격 인상분도 포장재나 인쇄물 제작비 일부에만 반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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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당장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원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화장품과 식품 등 프리미엄 패키지를 사용하는 산업 전반의 비용 부담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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