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샌프란서 빅테크와 'AI 풀스택 동맹'…5GW 데이터센터 구축 추진
브라질 희토류·칠레 리튬·아르헨 원유로 핵심광물·에너지 다변화
메르코수르 협상 재개·칠레 FTA 현대화…독일 동포간담회 후 귀국
3일 귀국 직후 청와대로 출근해 부동산·증시 현안 점검회의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과 인공지능(AI)·반도체 협력의 틀을 짜고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 등 남미 3국에서 핵심광물과 에너지 공급망을 넓히는 7박11일간의 순방을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미국의 기술·자본과 한국의 반도체·제조 역량, 남미의 자원을 연결해 한국을 글로벌 AI 공급망의 중심축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보다 구체화했다. '글로벌 사우스'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 한·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무역협상(TA)을 연내에 재개하고, 한·칠레 자유무역위원회도 10년 만에 재가동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이재명 대통령,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 최태원 SK 회장,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2026.7.25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이재명 대통령,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 최태원 SK 회장,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2026.7.2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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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청와대와 정부에 따르면 기업 간 협력을 제외하고 이번 순방을 계기로 체결된 정부 간 협력문건은 양해각서(MOU) 12건과 협력각서(MOC) 1건 등 모두 13건이다. 미국에서는 기업 간 MOU 2건·투자협약 1건·계약 2건이, 브라질에서는 기업 간 MOU 7건이 체결됐다. 이외에 칠레 군용차량 수출계약과 한·아르헨티나 이중과세방지협정 최종 타결 등이 성과 목록에 올랐다.


샌프란서 AI·반도체 '풀스택 동맹' 구체화


순방의 출발점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혹 탄 브로드컴 CEO 등을 만나 투자·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도 동석했다.

이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에서 "대한민국은 대체 불가한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AI 모델, 로봇·자율주행 등 피지컬 AI까지 아우르는 'AI 풀스택(full  stack)' 생태계를 국내에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는 향후 5년간 9500억달러(약 1375조원) 규모의 반도체 협력을 추진한다. 삼성전자와 브로드컴은 첨단 메모리와 AI 칩 파운드리 분야에서 2000억달러 규모의 MOU를 맺었고, SK는 엔비디아 등과 7500억달러 규모의 첨단 메모리 장기 공급 협력을 추진한다.

엔비디아 B200 기준 그래픽처리장치(GPU) 200만장을 운용할 수 있는 AI 데이터센터(약 5GW 규모) 구축도 추진한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와 최대 2GW 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고 차세대 GPU '베라 루빈'을 우선 할당받기로 했다. 네이버는 엔비디아·브룩필드와 100억달러 규모의 AI 팩토리를 추진하며, 현대차그룹과 삼성SDS도 각각 로봇 플랫폼과 기업용 AI 분야에서 협력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반도체부터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까지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핵심 분야마다 글로벌 파트너들과 구체적인 투자·협력 방안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브라질 희토류·남미공동시장 공략…칠레 리튬·구리, 아르헨 원유 확보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2026.7.28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2026.7.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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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지난달 26~29일 브라질을 국빈 방문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 정상 공동성명과 4개년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우주·에너지·산업기술·교육·체육·영화·사이버보안 등 7개 분야의 협력문건도 체결했다. 양국은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탐사·채굴·정제·가공·제품 생산을 아우르는 공급망 전 주기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상은 연내 재개하기로 하고 실무그룹을 구성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메르코수르 간 무역협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방위산업공동위원회 출범과 군사비밀정보 보호·교환 협정 체결도 추진한다. 한국 공군의 브라질산 C-390 수송기 도입을 계기로 항공산업 협력을 넓히고, 알칸타라 우주센터를 활용한 민간 발사체 발사와 위성데이터 공유도 추진한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30일 칠레를 공식 방문해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대통령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현대화에 착수했다. 10년간 열리지 않았던 자유무역위원회를 재가동해 디지털 통상과 투자, 첨단산업, 공급망 협력을 넓히기로 했다.


특히 양국은 광물자원 파트너십 MOU를 체결하고 국장급 협력 채널을 장관급으로 격상했다. 리튬·구리의 탐사와 채굴부터 정제·가공, 기술개발과 인력 교류까지 협력한다. 이 대통령은 "주요 자원 부국 칠레와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선도국인 한국은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서 자연스럽고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방문에서는 리튬과 원유가 핵심 의제였다. 양국은 핵심광물 MOU를 체결해 리튬 밸류체인 전반의 투자와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협력 대상을 구리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 기업은 올해 아르헨티나산 원유 88만배럴을 시범 도입한 데 이어 내년부터 본격 수입을 추진하고 천연가스·원자력 협력도 넓힌다. 한·아르헨티나 이중과세방지협정도 최종 타결했고 경제공동위원회와 에너지자원협력위원회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美 기술·남미 핵심 자원 연결…순방 성과 구체화 관건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6.8.3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6.8.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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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순방은 미국에서 AI 공급망의 기술·자본과 수요를 확보하고 남미에서 광물·에너지 공급망을 보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대한민국이 메모리 반도체의 강력한 공급국을 넘어서 거대한 글로벌 AI 공급망의 중심축으로 거듭날 수 있는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다만 발표된 사업 상당수는 MOU나 협력 의향 또는 협상 재개 합의 단계에 있어 실효성을 보강해야 한다. 95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협력과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한·칠레 FTA 현대화가 실제 계약과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 핵심광물 협력도 현지 가공·이익 공유 체계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 또 외교 무대에서 마련한 큰 설계도를 국내 투자와 일자리, 안정적인 자원 확보라는 체감 성과로 전환하는 후속 실행이 이번 순방의 최종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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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대통령은 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동포간담회를 마치고 3일 귀국 즉시 청와대로 출근해 부동산 정책과 주식시장 등 국내 현안을 점검한다. 이 대통령은 순방 기간 누적된 민생·경제 현안을 직접 챙긴 뒤 이틀간 27개 부처·기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며 국정 운영의 고삐를 다시 죌 계획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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