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뒤 대피했다 매출금 넣으러 돌아가
건물 다시 들어간 지 5분 뒤 가스 폭발

일본 구마모토 지진 당시 대형쇼핑몰인 이온몰 폭발로 숨진 20대 여성 직원이 지진 직후 한 차례 대피했다가 회사 지시를 받고 다시 매장으로 돌아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일본 NHK 등에 따르면 이번 폭발로 숨진 이온몰 잡화점 직원 오오타케 구루미(22)의 유족은 "구루미가 지진 발생 후 건물 밖으로 대피했는데 매출금을 금고에 넣으라는 회사 지시로 다시 들어갔다가 숨졌다"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새벽 동료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에 따르면 오오타케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4년 전 잡화점에 취직했으며, 지난달 이온몰 구마모토 내 매장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지난달 28일 폭발로 인해 부서진 구마모토 이온몰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폭발로 인해 부서진 구마모토 이온몰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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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타케는 지난달 28일 지진이 발생한 뒤 매장 밖으로 대피했다. 당시 쇼핑을 왔던 이모와 사촌을 우연히 만났지만 "회사가 매출금을 금고에 넣으라고 했다. 매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 뒤 동료와 함께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이후 약 5분 뒤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 폭발 원인은 식당가 등에 연결된 가스관이 지진으로 파손돼 가스가 새어 나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유족은 오오타케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가 매장 인근을 가리키는 것을 확인한 뒤 현장으로 달려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렸지만, 오오타케는 다음 날 새벽 동료와 함께 근무하던 매장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심한 시신 훼손으로 DNA 감정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구루미는 중·고등학교 시절 배구를 한 밝고 성실한 아이였다"며 "대피했는데 회사 지시로 돌아갔다가 숨진 것이 너무 안타깝다.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오타케는 3남매 중 장녀로, 3년 전 아버지를 여의고 가장 역할을 해 왔다. 그의 친척은 "밝고 성실하며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아이였다"며 "한 번은 살아 나왔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 워낙 순하고 책임감이 강한 아이라 '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너무 분하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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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구마모토 강진 직후 대형 쇼핑몰 '이온몰 구마모토'에는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 7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해당 쇼핑몰에서의 구조·수색 활동은 나흘간 진행된 뒤 1일 낮 12시 종료됐다. 경찰과 소방은 현장을 확인한 결과 시설 내부에 남은 사람이 없고, 실종이나 안부 불명 신고도 추가 접수되지 않아 구조활동을 마무리하고 대피소 지원 및 복구작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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