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살 많은 그 남자, 오래 못 만나" 친구들과 함께 '만남 분석'하는 美 Z세대
데이트 기록 분석해 궁합·패턴까지 관리
“감정보다 데이터”…연애도 숫자로 판단
미국 젊은 층 사이에서 데이트 상대를 데이터로 기록하고 분석, 관계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이른바 '러브 해킹(Love Hacking)'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데이트 상대의 성향과 만남 과정, 친구들의 평가 등을 스프레드시트나 전용 앱에 기록한 뒤 이를 분석해 연애 결정을 내리는 사례가 미국 청년층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터 관리 앱 '스프레드(Spread)'를 사용하는 캐럴라인 트래비스(27)는 창업 강좌에서 만난 남성과 몇 차례 데이트한 뒤 자신과 친구들이 모은 정보를 앱에 입력했다. 자신의 핵심 가치관과 10세 연상의 상대가 장기적인 관계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불협화음' 평가가 나오자 그는 몇 차례 더 만남 뒤에 관계를 정리했다.
트래비스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데이터를 통해 내가 원하는 것과 현실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방식은 단순히 상대를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연애 패턴을 분석하는 도구로도 활용된다. 데이터를 축적하면 '나는 보통 네 번째 데이트 이후 호감을 느낀다', '나와 잘 맞았던 사람들은 주로 엔지니어였다'처럼 반복되는 행동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케팅 전문가 다비 멀리건(26)은 1년간의 데이트 기록을 차트와 그래프로 정리한 '데이트 랩드(Date Wrapped)'를 만들어 친구들과 공유하는 연례 파티까지 열고 있다. 참석자들은 전 연인의 사진으로 꾸민 컵케이크를 먹으며 한 해의 연애 통계를 돌아보고 경험을 나눈다.
자신만의 분석 도구를 만들어 수익을 올리는 사례도 등장했다. 브랜드 전략가 페이튼 나이트(27)는 친구들의 평가를 기록할 수 있는 데이트용 스프레드시트를 제작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판매했고, 1만명 이상이 9.99달러(약 1만4000원)를 내고 구매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데이팅 앱 시대의 부작용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무한한 선택지 속에서 중요한 정보를 놓치기 쉬운 만큼, 실제 만남에서 얻은 경험을 체계적으로 기록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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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나친 데이터 의존은 관계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데이트 코칭 업체를 운영하는 릴리 웜블은 "분석에만 집중하면 상대와 함께 있을 때 느끼는 감정과 직관을 무시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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