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카누 美국가대표 재물손괴 기소
훼손 원인 기물 파손 아닌 부실시공으로 드러나
검찰, 공소기각 요청…"시공사 잘못"

미 연방검찰이 수도 워싱턴DC의 명소인 인공 연못 '리플렉팅 풀(반사 연못)'을 고의로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 카누 국가대표 선수 데이비드 허른(67)에 대한 공소 기각을 요청했다고 AP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못 바닥의 방수 자재가 벗겨진 원인은 기물 파손이 아닌 부실시공으로 밝혀졌다.


제닌 피로 워싱턴DC 연방검사장은 법원에 제출한 20페이지 분량의 서면 자료에서 "허른을 기소한 이후 제공된 정보로 볼 때 해당 손상은 시공사의 부실시공"이라며 "이는 독립기념일(7월4일) 전후에 열린 '아메리카 250' 기념행사에 맞춰 공사를 서둘러 끝내려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 밝혀진 모든 정보를 고려할 때 리플렉팅 풀에 발생한 광범위한 손상을 재물 손괴로 돌리기 어렵고,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그 사실을 입증하는 건 더욱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링컨기념관에서 보수 공사와 독립기념일 행사 후 물이 빠진 리플렉팅 풀(반사연못) 근처를 방문객들이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링컨기념관에서 보수 공사와 독립기념일 행사 후 물이 빠진 리플렉팅 풀(반사연못) 근처를 방문객들이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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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워싱턴DC 연방검찰은 허른이 지난 6월19일 리플렉팅 풀에 시공된 자재를 고의로 뜯어내 1000달러(약 143만원) 상당의 피해를 줬다면서 지난달 2일 그를 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허른이 양손으로 자재를 억지로 폭력적으로 뜯어냈고, 이를 막은 직원에게도 적대적 태도를 보였다"며 "이 사건은 증거가 매우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물 파손 혐의로 최대 징역 10년을 선고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허른은 자신이 무죄라고 주장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새로 단장한 연못의 벗겨진 코팅을 살펴보기 위해 손을 뻗어 벽면의 조각을 잠시 만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당시 손을 떼라고 지시한 공원 직원의 말에 그대로 따랐다고도 했다.


허른 측은 인공연못 훼손 이유가 부실시공이라는 점이 드러난데 대해 트럼프 행정부를 비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변호단은 "오늘 (검찰의) 공소 취소 결정이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애국적 미국인을 체포하고 기소한 정부의 권력 남용을 지울 수는 없다"며 "정부의 접근은 '준비, 발사, 조준' 방식이었다. 행정부는 허른씨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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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렉팅 풀 보수 작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직접 챙겼다. 기존 회색빛 바닥 대신 '아메리칸 플래그 블루' 계열의 짙은 파란색 방수 코팅을 입혀 물빛을 더 선명하게 보이게 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바닥 코팅 공사에 1470만달러, 수처리·녹조 방지 시스템에 170만달러가량이 투입돼 전체 비용은 1600만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물을 다시 채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연못 곳곳에 녹조가 퍼졌고, 새 코팅 일부가 들뜨거나 떨어져 나가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반달리즘", 즉 고의 훼손 행위 탓이라며 누군가 연못에 상처를 냈고 물속에 화학물질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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