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판티노 “분열 초래”…프로젝트 전면 철회
내부 폭로·고문 사퇴까지…회장 리더십도 타격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등 주요 대회의 운영을 맡을 자회사를 설립한 뒤 민간 투자자에게 일부 지분을 매각하려던 계획을 결국 철회했다. 전 세계 축구계의 거센 반발과 FIFA 내부의 공개 비판이 이어진 데다 핵심 투자자들까지 등을 돌리면서 무산됐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 등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지난 3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모든 의견을 세심히 경청한 결과, 이 프로젝트가 당초 설정한 목표에 부합하지 않을 정도로 분열을 초래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FIFA의 목적은 세계 축구의 단결과 발전인 만큼 이번 제안은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연합뉴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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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자회사' 세워 6조원 투자 유치 추진

문제가 된 프로젝트는 FIFA가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라는 상업 자회사를 신설해 월드컵과 클럽 월드컵 등 주요 대회의 운영, 중계권과 스폰서십 판매, 입장권·호스피탈리티 사업 등을 맡긴 뒤 민간에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내용이었다.


FIFA는 신설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약 200억달러로 평가하며, 지분 약 20%를 매각해 최대 42억달러(약 6조원)의 투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핵심 투자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동생 조슈아 쿠슈너가 이끄는 벤처캐피털 스라이브 캐피털이었으며, JP모건이 거래 자문을 맡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계획이 공개되자 축구계에서는 월드컵의 역사와 공공성을 사적 자본에 넘기는 행위라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다.

UEFA 보이콧 선언·내부 폭로에 결국 백기

유럽축구연맹(UEFA)은 계획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FIFA 대회를 보이콧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고,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과 아시아축구연맹(AFC)도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이 월드컵과 클럽 월드컵의 흥행 및 중계권 가치의 핵심축을 담당하는 만큼, UEFA의 보이콧 선언으로 사업 추진은 사실상 동력을 잃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인판티노 회장.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인판티노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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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투자자들도 한발 물러섰다. 뉴욕포스트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스라이브 캐피털과 JP모건은 이번 거래가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참여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FIFA 내부에서도 강도 높은 비판이 나왔다. 케빈 라무르 FIFA 최고운영책임자(COO)는 AP통신을 통해 "이번 프로젝트는 FIFA의 것이 아니라 인판티노 회장 개인의 프로젝트"라며 수개월간 이어진 불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회장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영감을 줘야 하지만 지금 우리는 정반대의 상황을 겪고 있다"며 "직장을 잃더라도 가치를 지키고 동료들을 지지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인판티노 회장의 수석 고문이었던 카를로스 코르데이로는 프로젝트 반대 입장과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이 제안은 분명 나쁜 거래이며 축구의 미래를 담보로 잡는 일"이라며 "왜 지금 이 거래를 해야 하는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아무런 답이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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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판티노 회장은 프로젝트 철회를 선언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가 이번 사태로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으며, 이는 내년 3월 예정된 FIFA 회장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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