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2잔 마셨어요"…면허정지 수치인데 '취소'된 이유
휴가철 맞아 31일 밤 전국 음주단속 실시
서초IC 1명, 양화대교에선 2명 각각 적발
경찰, 이달 말까지 매주 금요일 야간단속
"제가 '그만'이라고 할 때까지 부는 겁니다. 더, 더, 더."
지난달 31일 오후 10시께 서울 서초구 서초IC 진출입로. 음주 측정기가 '삐익' 소리를 내자 20대 운전자 백모씨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묻는 경찰관의 질문에 그는 "맥주 500cc 두 잔밖에 안 마셨다"며 손사래를 쳤다. 차에 내린 백씨는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 물로 입을 헹군 뒤 재차 음주측정기를 불었다. 화면에 뜬 수치는 0.045%.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 0.08% 미만이면 면허가 정지되고 0.08% 넘어가면 면허취소 대상에 해당한다.
백씨가 술을 마신 것은 불과 6시간 전인 오후 4시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귀가를 하던 중이었다. 그는 억울한 표정으로 "초저녁에 마신 것이기도 하고 맥주 두 잔에 불과했으니 지금쯤이면 술이 다 깼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음주운전 이력이 있네요. 정지 수치만 나와도 면허취소입니다."
면허정지 수치가 나왔지만 백씨의 면허는 취소될 예정이다. 과거 한 차례의 음주운전 이력이 조회됐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음주운전으로 재적발될 경우 수치와 상관없이 면허가 취소된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단속에 경찰관 14명과 순찰차 5대를 동원했다. 술자리가를 마치고 귀가하는 차량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접어들수록 경찰들의 움직임도 한층 분주해졌다. 해프닝도 있었다. 한 운전자는 음주 측정기에서 경고음이 울리자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차량에서 내렸다가 재검사 결과 음주 사실이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 일시적인 오류였다. 경찰 관계자는 "간혹 구강청결제나 알코올 성분의 손 소독제 때문에 일시적으로 감지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오후 9시부터 음주단속이 진행된 서울 마포구 양화대교에선 30대 여성이 적발됐다. 면허취소 기준을 한참 넘은 0.116%로 측정됐다. 경기 화성시에서 친구와 소주 2병을 나눠 마셨다는 그는 서울을 거쳐 경기 고양시로 가던 길이었다. 이미 1시간가량 운전대를 잡은 상태였다.
경찰청은 여름 휴가철 절정기를 맞아 전국적으로 음주운전 일제단속에 착수했다. 야외활동 및 피서지 이동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휴가지로 이동하는 차량이 많은 주말 직전 금요일 야간, 들뜬 분위기 속에 발생할 수 있는 음주운전 심리를 선제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날 밤 서울 서초경찰서와 서울 마포경찰서가 약 2시간에 걸쳐 벌인 단속에선 총 3명이 적발됐다.
경찰은 전국 주요 피서지와 지역별 유흥가 등 음주운전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733곳을 선정해 교통외근·지역경찰 등 가용 최대 인원(인력 4225명·순찰차 1580대)을 동원했다. 서울 지역에선 최대 50곳에서 단속을 벌였으며 인력 222명, 순찰차 83대를 투입했다. 단속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정 시간마다 장소를 불시에 옮기는 이동식(스폿형) 단속을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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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오는 31일까지 매주 금요일 전국 일제단속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시도경찰청별 주 2회 수시단속도 병행한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은 운전자와 타인의 생명은 물론, 가정까지 위협한다"며 "들뜬 분위기에 한순간이라도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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