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없는 시대 올까…"AI보다 'AI 쓰는 사람'이 먼저 올 것"
보험업계에서 상담·상품 비교 등 업무에 인공지능 활용이 확대되면서 AI가 발전할수록 '보험설계사 없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액보험, 구조가 단순한 갱신형 상품 등에서는 소비자가 AI의 도움을 받아 직접 비교·가입하는 방식이 늘어날 수 있지만, 종신·건강·연금보험처럼 계약 구조가 복잡하고 장기간 유지해야 하는 상품에서는 AI와 설계사가 함께 상담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AI에 의해 대체될 직업으로 보험설계사가 언급되기도 하지만 현재로서는 AI가 설계사를 대체하기보다 보완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며 "설계사 없는 시대보다 AI를 활용하는 설계사와 그렇지 못한 설계사 간 경쟁력 격차가 벌어지는 때가 먼저 올 것"이라고 말했다.
70만명 넘어선 보험설계사
동시에 고개 드는 '설계사 없는 보험' 전망
"설계사 없는 시대보다 AI 못 쓰는 설계사 없는 시대"
보험업계에서 상담·상품 비교 등 업무에 인공지능(AI) 활용이 확대되면서 AI가 발전할수록 '보험설계사 없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고객에게 잠재적 위험을 환기시키고 신뢰를 바탕으로 최종 계약을 이끌어내야 하는 보험 영업의 특성상 설계사의 역할이 당장 없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AI가 설계사를 대체하기보다 보완하면서 AI 활용 여부에 따라 설계사 간 경쟁력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보험설계사 수는 71만2426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70만명을 넘어섰다. 비교적 높은 수수료와 영업 자율성을 갖춘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가 늘어난 데다 보험사들이 전속조직과 부업형 'N잡 설계사' 모집을 확대한 결과다.
다만 설계사 수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고 모든 보험상품이 대면 영업에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소비자가 가입 필요성을 이미 알고 상품 간 비교가 쉬운 영역에서는 설계사 없이 가입하는 방식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자동차보험과 여행자보험이다. 자동차보험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고 회사별 보장 구조가 상당 부분 표준화돼 있다. 여행자보험도 상품이 비교적 단순해 소비자가 가격 또는 할인특약을 중심으로 쉽게 비교할 수 있다.
또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설계사 없이 보험을 가입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상담 공백을 디지털 기술로 메우는 개인 맞춤형 보험 큐레이션 서비스 '보험비서'를 지난달 출시했다. 보험비서는 고객의 직업·생활방식 등을 분석해 현재 보장의 빈틈과 추가 보장이 필요한 이유를 안내한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보험비서에 AI를 접목해 고객의 행동 양식과 생애주기 변화까지 반영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AI가 보험 영업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설계사 없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의 범위가 급속히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객이 AI를 통해 보험계약과 건강·재무 정보를 분석해 부족한 보장을 찾아내고 여러 상품의 보험료를 빠르게 비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시간·장소에 관계없이 약관의 핵심 내용을 질문하고 개인 눈높이에 맞는 설명을 듣는 것도 가능하다.
설계사 없는 시대보다 먼저 오는 'AI 활용 격차'
AI의 기술적 잠재력만 보면 설계사 업무의 상당 부분이 곧 대체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자동화할 수 있는 영역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보험설계사를 포함한 금융·보험 영업원의 업무 가운데 AI 기술이 충분히 구현된다고 가정할 때 비용 측면에서 자동화의 경제성이 있는 비중은 54%로 나타났다. 그런데 인간 판단 필요성 등 실제 자동화 가능성을 반영하면 그 비중은 8%로 낮아졌다. 이는 설계사 업무에서 AI가 할 수 있어 보이는 일과 현실적으로 자동화할 수 있는 일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있음을 보여준다.
보험의 영업적 특성도 설계사가 AI로 전면 대체되는 것을 어렵게 한다. 설계사는 고객을 찾아가 아직 발생하지 않은 위험을 환기하고 적절한 보장을 설명해야 한다. 단순한 정보 전달뿐 아니라 가입 필요성을 이해시키고 계약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영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인맥을 통해 신규 고객을 발굴하거나 최종 협상까지 수행하기는 어렵다"며 "최근 설계사 업무에서 AI 사용이 늘어난 것은 상담 준비와 설명자료 작성 같은 일에 AI가 활용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설계사 없는 시대'가 보험시장 전체보다 특정 상품과 업무 단위로 먼저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액보험, 구조가 단순한 갱신형 상품 등에서는 소비자가 AI의 도움을 받아 직접 비교·가입하는 방식이 늘어날 수 있지만, 종신·건강·연금보험처럼 계약 구조가 복잡하고 장기간 유지해야 하는 상품에서는 AI와 설계사가 함께 상담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앞으로 몇 달간 급등락 각오해라" 외신, 코스피 ...
금융권 관계자는 "AI에 의해 대체될 직업으로 보험설계사가 언급되기도 하지만 현재로서는 AI가 설계사를 대체하기보다 보완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며 "설계사 없는 시대보다 AI를 활용하는 설계사와 그렇지 못한 설계사 간 경쟁력 격차가 벌어지는 때가 먼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