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처짐·말 어눌함 나타나면 뇌경색 의심
여름철 탈수로 혈액 농축돼 혈전 위험
여름철 야외 활동 중 갑자기 어지럽거나 몸에 힘이 빠지면 단순히 더위를 먹었다고 넘기기 쉽다. 그러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얼굴이 비대칭으로 처지고 발음이 어눌해진다면 단순 온열질환이 아니라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뇌경색은 겨울철에만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다. 무더운 여름철에도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액이 농축되고 혈전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될 수 있다. 무더위에 오래 노출되면 말초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압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는데 이미 뇌혈관이 좁아져 있는 사람은 이 과정에서 뇌경색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뇌 조직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 질환이다. 혈전뿐 아니라 죽상경화증, 심방세동, 소혈관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특히 고령자나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여름철 탈수와 혈압 변화에 더 취약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최근 3개년인 2023~2025년 허혈성 뇌졸중, 즉 뇌경색 환자는 여름철인 6~8월에도 매달 15만명 이상 꾸준히 진료받았다. 월별 진료 인원을 단순 합산하면 지난해 여름철 진료 인원은 48만7750명으로, 겨울철 48만5743명을 근소하게 앞질렀다.
어지럼증에 '한쪽 마비' 동반되면 뇌경색 의심
고령자는 갈증을 느끼는 기능과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져 탈수가 생기기 쉽다. 여기에 이뇨제 등 복용 약물이나 만성질환의 영향이 더해지면 여름철 혈관 건강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고령층은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물을 자주 마시고, 폭염 시간대 야외활동을 줄이며, 만성질환 약 복용을 임의로 거르지 않아야 한다.
다만 어지럼증 하나만으로 뇌경색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온열질환, 탈수, 말초성 전정질환 등에서도 어지럼증은 흔하게 나타난다. 중요한 것은 동반 증상이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함께 보행 불안,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발음장애, 한쪽 마비나 감각저하가 나타나면 후순환 뇌졸중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가 수 분에서 수 시간 안에 사라졌더라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이는 미니 뇌졸중으로 불리는 일과성 허혈발작일 수 있다. 일과성 허혈발작은 향후 실제 뇌경색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응급 상태다. 증상이 좋아졌더라도 신경과나 신경외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갈증 느끼기 전 충분한 수분 섭취"
윤원기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뇌혈관센터장)는 "단순 어지럼증은 온열질환·탈수·말초성 전정질환에서도 흔해 그것만으로 뇌경색을 강하게 의심하기는 어렵다"며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함께 보행 불안, 복시, 발음장애, 한쪽 마비·감각저하가 동반되면 후순환 뇌졸중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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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교수는 "여름철 야외 활동 시에는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셔 혈액 농축을 막아야 한다"면서도 "심부전이나 만성 신부전 등으로 수분 섭취 제한이 필요한 지병이 있는 환자는 반드시 담당 주치의와 상의해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으로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는 여름휴가나 외부 활동 중에도 복용을 거르지 않는 것이 뇌경색 예방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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