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재처리로 핵심광물 추출
中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80% 장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폐배터리를 비롯해 핵심광물이 포함된 폐기물의 해외반출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30일(현지시간) 서명했다. 중국이 최근 폐배터리 시장을 잠식하고 재활용을 통해 막대한 양의 핵심 광물을 추출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출금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의 핵심광물을 둘러싼 패권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트럼프 "中으로 폐배터리 수출 금지, 안보에 위험"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폐배터리나 수명이 다한 전자기기 등 핵심 광물이 포함된 전자 폐기물의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상무부에 행정명령을 지시하기 위해 보낸 각서를 통해 "재활용 가능한 핵심광물과 소재(CMM)가 국방력 강화에 필수적인 산업 자원"이라며 "미국의 CMM 공급 부족은 국방과 국가안보에 갈수록 큰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일부 핵심광물을 해외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이 같은 구조가 심각하고 장기적인 공급망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재활용 CMM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즉각 조치해야 한다"며 "1950년 제정된 국방물자생산법(DPA)에 따라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지시했다. 수출금지 대상이 되는 CMM은 폐배터리나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잔재물을 파쇄·분쇄해 만든 니켈·코발트·망간 함유 분말인 '블랙매스'를 비롯해 수명이 다한 희토류 영구자석과 제조 공정을 마친 기타 재활용 가능 제품으로 규정된다. .
이번 조치는 미국에서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 전자폐기물 중 상당수가 중국으로 흘러들어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미국 내 재활용 업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중국 등 해외 경쟁업체들이 폐자재를 시장 가격 이상으로 매입하면서 미국업체들이 원료 확보에서 제대로 경쟁하지 못한다는 불만을 제기해왔다. .
미국 환경단체인 바젤액션네트워크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달 수출되는 전자폐기물의 양은 약 3만3000톤(t)에 달한다. 여기에는 리튬 등 재활용이 가능한 핵심 광물이 상당량 포함돼 있다. 미국 재활용 업계는 이들 소재를 자국 내에서 재활용하면 국내 광물 생산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신규 광산 개발의 필요성을 줄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中 전세계 폐배터리 시장 잠식…80%이상 장악
트럼프 행정부가 폐배터리 금수조치까지 나서며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는 폐배터리 재활용시장을 중국이 거의 잠식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및 배터리분야 전문 시장분석기관인 로모션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블랙매스 정제 시장은 89% 이상을 장악 중이다. 배터리 생산 시장도 80% 이상 차지한 상황에서 재활용 시장까지 거의 독점한 상태다. 지난해 중국에서 발생한 폐배터리도 360만t에 달해 한국과 일본 등 다른 아시아 지역들(36만t), 유럽(41만t), 북미지역(19만t) 등을 합친 것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국 정부는 올들어 폐배터리 재활용 규정도 강화했다. 중국 경제매체인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산업부는 지난 4월부터 전기차(EV) 배터리 재활용을 기준을 표준화하고, 전기차 배터리업체들의 재활용을 의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재활용업체들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핵심광물 수급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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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폐배터리 재활용에 집중하는 이유는 향후 전기차 시장과 첨단로봇 등 배터리 활용분야의 성장세와 함께 폐배터리 시장도 함께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7억달러 정도로 연평균 17% 이상씩 성장 중이다. 2040년에는 2089억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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