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정상회담 뒤 발표
AI·방산 등 협정 분야 확대
구리·리튬 등 광물 협력 강화
광물자원 파트너십 공동위 장관급 격상
극지연구 협력…카스트 "李대통령, 남극 초청"
치안 협력 양해각서 체결도

이재명 대통령의 칠레 공식방문을 계기로 한국 정부가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22년 전 체결된 한·칠레 FTA는 주로 농산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협정 분야를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공동언론발표 후 악수하고 있다. 2026.7.31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공동언론발표 후 악수하고 있다. 2026.7.3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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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모네다궁에서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한-칠레 FTA 자유무역위원회를 10년 만에 재가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유무역위는 FTA 규정의 이행을 감독하고 양국 간 통상·투자 현안을 점검하는 기구다. FTA 체결국끼리 합의해 만들 수 있는데 이번에는 한·칠레 FTA 개정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양국은 FTA 개정을 통해 한·칠레 협력 방식을 고도화한다. 칠레는 한국의 첫 FTA 체결국으로, 2004년 협정 발효 이후 20년간 양국 무역이 4배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무역 구조가 농산물과 자동차 등 일부 상품을 거래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앞으로는 교역뿐 아니라 AI, 디지털, 조선, 방산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FTA를 현대화하는 게 자유무역위의 목표다.

앞서 이 대통령도 지난 29일 공개된 스페인 통신 '에페(EFE)'와의 인터뷰에서 "(FTA 자유무역위로) 협정 현대화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키며 경제 파트너십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자 한다"면서 "단순히 무역 규범을 개정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혁신을 지원하며 신산업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은 더 공고화한다. 이 대통령은 "세계 1위 구리 생산국이자 1위 리튬 매장국인 주요 자원 부국 칠레와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선도국인 우리 한국은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 있어서 자연스럽고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열린 한-칠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도 "LS와 칠레 국영 기업 코델코 간의 합작 사업 같은 모델이 앞으로 더욱 확장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카스트 대통령도 자국이 보유한 핵심광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카스트 대통령은 "한국에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이 있다. 한국과 칠레의 핵심광물 교류 역시 이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카스트 대통령은 칠레의 풍부한 리튬과 구리 등 광물을 재차 언급하며 "이는 한국에서도 발전을 위한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한 호텔에서 한-칠레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후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6.7.31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한 호텔에서 한-칠레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후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6.7.3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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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의 협력 의지에 따라 양국은 이날 핵심광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과 칠레는 '광물자원 파트너십 MOU를 통해 기존 광물자원 파트너십 공동위를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국장급 실무채널을 신설하기로 했다. 리튬·구리 등 주요 광물의 개발과 생산, 가공, 활용을 아우르는 전주기 협력과 기술협력·인적교류도 추진한다. 청와대는 "연 21억 달러 규모의 대(對)칠레 광물 수급 안정성을 제고하고, 우리 기업들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양국은 극지연구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남극세종과학기지 소속 한국 연구원들은 칠레 남단 푼타아레나스를 통해 출입하고 기지 물자를 보급받고 있다. 이에 양국 연구기관은 2012년 처음 체결하고 2018년 개정한 극지연구 협력 양해각서를 다시 개정했다. 이를 통해 친환경 기지 운영과 환경·생태계 현안, 남극 거버넌스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 카스트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향해 "남극에 한 번 방문해 달라"고 깜짝 초청하기도 했다.


치안 협력 양해각서 체결도 이뤄졌다. 재외국민 보호와 초국가범죄 공동 대응을 위한 정보교류·공동작전, 도피사범 검거·송환 활성화, 한국형 치안 시스템 전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양국 경찰 당국을 연결해 중남미를 포함한 글로벌 치안 협력망을 확대한다는 취지다. 이 밖에도 양국은 △해양안전 및 안보협력 △투자협력 등 2건의 MOU를 교환했다.

칠레 공식 방문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3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아르투로 메리노 베니테스 국제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6.7.31 연합뉴스

칠레 공식 방문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3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아르투로 메리노 베니테스 국제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6.7.3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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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칠레 정부는 오는 9월 대규모 민관합동 경제사절단을 대한민국에 파견한다고 예고했다. 파트리시오 토레스 칠레 외교부 차관은 한-칠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이번 사절단은 기업과 경제단체, 유관기관이 함께해 무역과 투자, 혁신, 기술 협력, 그리고 새로운 산업 및 공급망 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면서 "오늘 양국의 정부와 경제계를 대표하는 최고위 인사들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협력의 모멘텀을 앞으로도 계속하겠다는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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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칠레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장인화 포스코 회장, 구자은 LS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류재철 LG전자 사장, 정인섭 한화오션 사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장재훈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 등이 참석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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