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칠레 정상, 공동언론발표
광물협의체 장관급 격상·국장급 실무채널 신설
리튬·구리 전주기 협력
치안·해양·극지·투자 MOU도 체결
이재명 대통령과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자유무역위원회를 10년 만에 재가동하고 FTA 개선을 포함한 통상 관계 고도화에 나서기로 했다. 양국은 광물자원 협의체를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국장급 실무채널을 신설해 연간 21억달러 규모의 대칠레 광물 수급 안정성을 높이기로 했다.
칠레를 공식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카스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양국 관계를 더욱 강력히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한국 대통령의 칠레 방문은 11년 만이다.
양 정상은 우선 한·칠레 FTA 자유무역위원회를 10년 만에 다시 가동하기로 했다. 자유무역위원회를 통해 양국 통상·투자 현안을 점검하고 호혜적인 FTA 개선을 비롯한 통상 관계 증진 방안을 협의한다. 2004년 발효된 한·칠레 FTA는 한국이 체결한 첫 FTA다.
이 대통령은 "FTA 체결 이후 양국 교역액은 20년 만에 4배로 증가하며 양국의 전략적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양 정상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태평양동맹(PA),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 등 주요 경제협력체에서의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광물자원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기존 광물자원 파트너십 공동위를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정례화하는 한편 별도의 국장급 실무채널을 신설하기로 했다. 리튬·구리 등 주요 광물의 개발과 생산, 가공, 활용을 아우르는 전주기 협력과 기술협력·인적교류도 추진한다.
이 대통령은 "세계 1위 구리 생산국이자 리튬 매장국인 칠레와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선도국인 한국은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서 자연스럽고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말했다. 칠레의 자원과 한국의 제조 역량을 연결해 원료 확보부터 첨단제품 생산까지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양국은 광물자원 외에도 치안과 극지연구, 해양안전·안보, 투자 등 모두 5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치안협력 양해각서에는 재외국민 보호와 초국가범죄 공동 대응을 위한 정보교류·공동작전, 도피사범 검거·송환 활성화, 한국형 치안시스템 전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양국 경찰 당국을 연결해 중남미를 포함한 글로벌 치안 협력망을 확대한다는 취지다.
해양안전·안보협력 양해각서에는 초국가범죄와 불법어업에 대한 해양 법 집행, 선박교통관제시스템(VTS) 협력과 정보 공유체계 구축 방안이 포함됐다. 양국은 태평양 역내 해양 감시와 법 집행 역량을 높이고 한국과 중남미를 잇는 해양범죄 공조망을 확대하기로 했다.
극지연구 협력도 강화한다. 양국 연구기관은 2012년 처음 체결하고 2018년 개정한 극지연구 협력 양해각서를 다시 개정해 친환경 기지 운영과 환경·생태계 현안, 남극 거버넌스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 칠레 남단의 푼타아레나스는 한국 연구원들이 남극세종과학기지에 출입하고 기지 물자를 보급하는 핵심 관문이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남극기지 활동을 적극 지원해 온 칠레 측에 감사드린다"며 연구원들의 안전한 활동을 위한 지속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칠레투자진흥청은 투자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 기관은 양방향 투자 촉진과 투자정보 교류, 투자사절단·세미나·비즈니스 미팅 등 공동사업을 추진해 양국 기업의 투자 기회를 발굴하기로 했다.
칠레 최대 국책사업인 차카오 교량도 정상회담 의제에 올랐다. 한국 기업이 건설 중인 차카오 교량은 칠레 본토와 칠로에섬을 잇는 남미 최초의 4차로 현수교다. 양 정상은 공사가 원활하게 진행돼 양국 인프라 협력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방산과 조선 분야에서는 협력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후속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양국은 과학기술과 천문 연구, K팝·K드라마·K푸드·K뷰티 등 문화·인적 교류도 확대한다.
카스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양국은 2028년 제4차 유엔해양총회 공동 개최와 2032년 칠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칠레 측의 변함없는 지지를 당부했다"며 "카스트 대통령님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혀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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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양국이 '아미고(Amigo·친구를 뜻하는 스페인어)'로서 손을 맞잡고 더 나은 미래를 함께 열어가길 희망한다"며 "무챠스 그라시아스(Muchas Gracias·'정말 감사합니다'라는 뜻의 스페인어)"라는 현지 인사말로 발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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