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의 도전처럼
영화제도 낯선 길 택해

전환이 사람에게서 시작해 축제 전체로 번지고 있다. 제2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상영작 규모와 개막식 장소까지 손보는 대수술에 나섰다.


장항준 감독이 30일 오후 충북 제천시청에서 열린 제2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항준 감독이 30일 오후 충북 제천시청에서 열린 제2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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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이 필요했던 이유는 숫자에 있다. 매년 40억원가량이 투입되지만 파급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방문객은 2023년 2만2000명에서 2024년 1만9000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6만1000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유료 티켓 구매 비중은 53%에서 47%, 다시 20%대로 계속 떨어졌다. 판매된 티켓조차 영화 상영관보다 유명 가수 공연에 몰렸다. 축제의 외형은 커졌는데 정작 '영화제'라는 정체성은 옅어진 셈이다.

조직위는 안과 밖을 동시에 바꾼다. 상영작을 기존 120여 편에서 180여 편으로 늘리고, 음악영화라는 틀에서 벗어나 액션·공포 등으로 장르를 넓힌다. 개막식과 인기 가수 공연이 열리던 메인 행사장도 제천 외곽 비행장에서 도심 예술의전당 야외무대로 옮긴다. 방문객 소비가 시내 상권으로 이어지도록 지역 화폐 제공 등 연계 방안도 마련했다. 영화제 안에서만 완결되던 축제를, 도시 전체와 맞물리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뜻이다.


방향 전환의 중심엔 지난해부터 2년간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장항준 감독이 있다. '왕과 사는 남자'로 1000만 감독 반열에 오른 그 역시, 자신의 창작에서 비슷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30일 충북 제천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배우들에게 한복만 입혀 놓아서 일단 현대물을 하나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제천 지역의 의병 활동을 다음 소재로 검토해보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익숙한 흥행 공식 대신 낯선 장르를 택하려는 대목은 영화제의 개편 방향과 겹친다.

30일 오후 충북 제천시청에서 제2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충북 제천시청에서 제2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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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도전을 넘어, 축제 자체의 기반을 다지려는 움직임도 함께 나온다. 이상천 제천시장은 영화제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해 "내년에는 휴가철인 8월 개막으로 시민 참여와 지역경제 연계를 강화하고, 기업 제휴·협찬도 늘려 시 재정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화려한 라인업으로 흥행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자생 기반을 다지겠다는 이중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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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흐름 속에서 올해 영화제는 'Fly Together'를 슬로건으로 45개국 188편을 상영한다. '설국열차'·'올드보이' 미공개 스틸컷 사진전을 열고, 유성희 미술감독과 '헤어질 결심' 정서경 작가가 참여하는 마스터클래스도 진행한다. 봉준호 감독, 언론인 손석희, 배우 전미도, 가수 김윤아가 나서는 토크 프로그램 '톡투유'도 펼친다. 대표 음악 행사 '원 썸머 나잇'에는 FT아일랜드, 크러쉬, 몬스타엑스, 리센느 등이 무대에 오른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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