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드디어 불법 코인거래소 차단된다…방미심위 "사기사이트처럼 차단"
피해 확인된 곳부터 우선 심의해 차단
FIU “내부 검토·보고 진행 중”
바이낸스 심의대상 제외 이견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불법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차단과 관련해 실제 이용자 피해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사이트를 우선 차단 대상으로 선정해 심의를 진행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년층 등에 많은 피해를 양산한 불법 코인거래소 차단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31일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방미심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일 위원회와 FIU는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 정보 관련 업무협의를 열고 불법 거래소 차단 심의 기준을 논의했다. 방미심위는 범죄자금 세탁, 환치기, 조세 포탈, 개인정보 유출 등 피해가 판명된 사이트를 먼저 차단 대상으로 지정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사기 사이트 심의에 쓰는 방식을 그대로 가져왔는데, 경찰이 피해 사실을 인지해 작성한 '범죄 인지서'나 '수사 내부 보고서' 등을 근거로 삼는 절차다. 방미심위는 해외 가상자산사업자 사이트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FIU는 "위원회가 제안한 방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및 보고를 진행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제안이 나오기까지 FIU와 방미심위는 입장이 갈렸었다.
FIU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상 해외 가상자산사업자 사이트 문제를 단순 미신고 영업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청년을 겨냥한 투자사기, 마약 자금세탁, 환치기, 조세포탈, 개인정보 유출이 얽힌 중대 민생금융 범죄와 관련될 수 있다는 논리다. 사이트 운영자 소재 파악이 어려워 경찰 수사는 이미 멈춘 상태라고도 지적했다. 위원회가 여전히 "수사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심의를 중지하면 규제 공백만 길어진다며 적극적인 차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방미심위 설명은 달랐다. 내부 규정상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은 심의를 중지하게 되어 있으며, FIU로부터 추가 수사 상황에 대한 공식 회신도 받지 못해 기존의 심의 중지 결정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신고라는 이유만으로 사이트 전체를 막으면 과잉 규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언급했다.
방미심위는 지난 21일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과도 별도로 만났다. FIU가 심의를 요청한 사이트 중 사기 범죄로 수사가 진행 중인 곳이 있는지 자료를 요청하기 위해서다. 위원회는 "FIU가 심의 요청한 사이트 중 사기 등의 범죄로 경찰청의 수사가 진행 중인 건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를 둘러싼 이견도 있었다. FIU는 바이낸스가 정부 보도자료 이후 한국어 서비스를 접고 국내 마케팅을 중단해 심의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방미심위는 한국어 서비스 여부만으로 대형 거래소를 규제 대상에서 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고 맞섰다.
특히 방미심위는 한국어 서비스나 마케팅을 근거로 차단해도 사업자가 이를 중단하면 차단 사유 자체가 사라진다고 밝혔다. 이는 차단을 다시 풀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사업자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구조다. 거래량 기준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실제 이 방식으로 심의 대상에서 빠져 있다.
불법 코인거래소 차단 문제는 본지가 '코인 무법지대' 기획기사를 통해 지적해 온 사안이다. 앞서 FIU가 미신고 외국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해 접속차단 등 조치 협조를 요청했지만(2025년 8월7일 및 8월22일·2026년 1월12일) 방미심위는 지난달 19일에서야 사실관계 확인을 시작했다. 이후 방미심위는 불법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차단에 또다시 심의 중지 처분을 내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위원회는 "접수된 사안이 법원 등 관계기관에서 행정·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해당 기관의 최종 판단을 고려해 심의를 진행해 왔음을 양지해 달라"고 했다.
FIU와 방미심위는 지난 21일 설명자료를 내고 "수사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객관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불법 해외 가상자산사업자 사이트에 대한 접속이 적시에 차단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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