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자동차 공장들 가동 중단
설비 이상·공장 벽 균열 등 관측
원료 드나드는 항만도 지반 침하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日 언론도 우려
지난달 28일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으로 지역 곳곳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건물 붕괴와 화재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교통과 의료 등 주요 인프라도 마비됐죠. 인명 피해에 이어 우려되는 것은 경제적 피해입니다. 구마모토는 반도체와 자동차를 비롯한 제조업 공장이 밀집한 지역인데요. 이번 강진으로 여러 공장이 가동을 멈춘 데다, 원료와 부품을 들여오는 항만 복구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 내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현재 많은 제조업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한 상태인데요.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먼저 소니 그룹 산하 소니 세미컨덕터 솔루션즈는 구마모토현 키쿠요초에 있는 이미지 센서 공장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10년 전 일어났던 구마모토 지진 당시에는 모든 공정을 재가동하는데 3개월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요.
자동차용 반도체를 만드는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도 구마모토시 가와시리 공장, 니시키마치 공장 라인을 세웠습니다. 공장 벽에 균열이 생긴 것을 확인했으나, 일단 클린룸 환경은 유지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도 2016년 지진 때는 클린룸 손상으로 출하 중단이 장기화하기도 했죠.
세계 최대 파운드리기업 TSMC도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TSMC는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근무자 전원을 대피시키고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직원들을 순차적으로 공장에 복귀시키겠다고 한 바 있는데요. 건물 안전성을 확인하고 기계 검사 등을 진행하면서 장비 조정에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원래 반도체 공장에서는 반도체 제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수백개의 공정을 거쳐 미세한 회로를 만드는데요. 웨이퍼를 투입하고 출하하기까지 공정은 3개월 정도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아주 작은 흠집이라도 있으면 폐기해야 하죠. 그런 민감한 공정을 거치는 공장들이 지진의 피해를 받았으니 지역 사회의 걱정이 클 수밖에 없는데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과거 강진으로 생산이 지연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구마모토현의 반도체 공장들은 내진 성능 강화와 재고 확충을 추진해왔다는 것입니다.
반도체에 이어 자동차 공장들도 생산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먼저 도요타자동차는 후쿠오카현에 있는 3개 공장 가동을 지난달 31일까지 중단하겠다 발표한 바 있죠. 도요타그룹 계열 자동차 부품업체 아이신도 타격을 받았습니다. 일부 설비가 지진의 영향으로 손상됐던 것인데요. 그래서 생산 재개 시점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도요타 측에서도 고심이 큰 상황인데요.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당시 아이신이 공장을 멈추면서 일시적으로 도요타 완성차 생산 라인의 90%가 가동을 중단한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맥주와 음료수를 만드는 산토리 홀딩스의 구마모토 공장도 가동 중단에 들어갑니다. 산토리 측에서는 재개 시점이 정해지지 않아 당분간은 다른 지역 공장에서 대체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닛케이에 전했는데요. 이곳도 10년 전 지진 당시에는 출하 정상화까지 1년 반이 걸렸다고 합니다.
여기에 인프라 피해도 공급망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야쓰시로시에 있는 야쓰시로 항에서는 지반 액상화와 지반 침하 등이 발생했습니다. 이 항구는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고압가스와 화학물질 등 위험물을 취급하는 규슈 남쪽 지역의 유일 항만인데요. 항만 운영사는 항만 곳곳에 균열이 발생했고, 이미 지반 단차가 난 곳이 많아 복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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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진은 인명 피해를 넘어 제조업이 밀집한 구마모토 지역 경제에도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반도체와 자동차 공장, 항만 등 생산 기반 시설이 잇따라 피해를 보면서 당분간은 일본 내 공급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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